‘차이나 쇼크’ 세계경제 강타…中 긴축정책 시사 파장

  • 입력 2004년 4월 29일 18시 22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긴축정책을 천명하고 중국 금융당국이 은행의 신규대출을 사실상 동결하도록 지시하자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다.

특히 내수침체에 시달려 온 한국경제는 중국의 거품붕괴에 따른 수출 부진이 우려돼 주가폭락, 원-달러환율 급등(원화가치 하락)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국제 유가(油價)가 14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라 한국경제는 물가 상승 압력과 수출 기업의 채산성 악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릴 전망이다.

29일 서울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6.42포인트(2.93%) 급락한 875.41로 마감했다. 코스닥주가지수도 22.66포인트(4.73%) 급락하면서 456.04로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들은 사상 최대 규모인 7733억원어치의 주식을 파는 등 최근 사흘 동안 1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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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도 28일(현지시간) 원 총리의 발언으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나스닥지수가 2% 이상 급락하면서 2000선이 무너졌다.

28일 미국 유럽 남미 증시가 동반하락한 데 이어 29일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쇼크’로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빠져나가면서 원-달러 환율도 단숨에 달러당 1170원대로 폭등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3원 오른 달러당 1170.7원에 마감했다.


한편 원 총리는 28일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중국의 강력한 성장세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며 긴축정책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베이징과 상하이 은행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금융당국이 이번 주말까지 은행 대출을 전면 중지하도록 명령했다고 29일자로 보도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8일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는 이라크 정정(政情) 불안에 따른 공급 차질로 전날보다 0.45달러 오른 배럴당 33.18달러로 걸프전 발발 직전인 1990년 10월 16일(34.13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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