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원인은 국제유가 상승=미 상무부는 12일 “3월 무역적자가 460억달러(약 54조원)로 2월(421억달러)에 비해 9.1%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무역적자 규모는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대(對)중국 무역적자가 104억달러(약 12조3000억원)로 가장 컸다. 유럽연합(EU)과 일본과의 무역에서도 미국은 각각 93억달러(약 10조9000억원), 67억달러(약 7조9000억원)의 적자를 봤다.
기록적인 무역적자에 대해 상무부는 원유 가격 상승과 미국 소비자들의 왕성한 수입품 소비를 꼽았다. 3월엔 원유 수입에 추가로 들어간 비용이 전체 적자액(460억달러)의 26%에 달할 정도로 고유가 여파는 컸다.
▽앞으로가 더 큰 문제=국제 금융계에 ‘닥터 둠’으로 잘 알려진 스위스 출신의 투자분석가 마르크 파버는 최근 발표한 시황논평에서 “유가는 이미 대세상승기에 진입했다”며 “투기적 수요가 더해지면 지금보다 2∼3배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도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여부에 따라 원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국제유가 강세로 미국의 무역수지는 더 악화될 수 있다”며 “무역적자는 미국의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고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경제 발목 잡나=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은 상무부 발표 직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대외 통상정책을 너무 느슨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강력한 통상압박정책을 요구했다. 상원도 11일 국내 제조업체에 대한 법인세 감세 법안을 통과시켜 자국기업을 보호하는 한편 수출경쟁력 높이기에 들어갔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커짐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들과의 무역마찰이 심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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