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탄 맞는 항공 운수 및 물류업계=올해 초 경영 계획을 세울 때 연간 평균 유가를 배럴당 30달러로 잡았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가 급등으로 각각 2500억원과 1200억원(연간 기준)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항공사는 항공유가 덜 드는 ‘경제 항로’ 운항, 항공기 무게 축소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지난달부터는 연료관리팀을 신설, 최적의 항공유 구매를 통해 운항 비용을 5% 정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8월 성수기가 끝난 뒤에도 유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일부 적자노선을 감축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 등 해운업계는 올 상반기에 유럽 노선 40피트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유류할증료를 185달러에서 230달러로 24% 올린 데 이어 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다른 노선의 할증료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와 한전 발전자회사 등 대형 화주들이 국제입찰을 통해 가격이 싼 해외 해운업체와 계약을 하고 있어 함부로 운임료를 높이기도 어렵다며 발을 구르고 있다.
▽수요 감소 예상되는 자동차, 유통=자동차업계는 휘발유 가격이 L당 1400원을 넘는 상태가 이어질 경우 올해 자동차 내수가 10만대 정도 줄 것으로 보고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유가가 오를 때 보통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덜 드는 경유차 등에 판촉을 집중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유 가격도 L당 1000원대에 육박, 내수 판매량을 늘릴 뚜렷한 방법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경기와 유류 가격이 내수 판매의 중요한 변수”라며 “실제로 연평균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이 배럴당 26.09달러였던 2002년 국내 완성차업체 5개사의 내수 판매는 162만2268대였으나 지난해 31.12달러로 오르자 내수 판매는 131만8813대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백화점업계도 고유가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면서 내수 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에 나선 산업계=LG화학은 공정상 발생하는 폐열을 재생하는 시스템으로 올해 158억원을 아낄 계획이다.
롯데는 냉방온도를 1도 올려 냉방비의 6%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도(照度)는 2300lx(럭스)에서 2000lx로 조절해 조명 비용을 15% 줄일 계획이다.
이마트도 간판이 달린 첨탑의 조명을 영업 끝난 지 10분 안에 끄도록 했다. 원래는 영업 끝난 뒤 40분간 켜 놓았다. 이마트는 종합에너지 절약대책을 통해 연간 총 21억5000만원을 절약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토요 특근을 특정 토요일에 몰아서 실시하는 집중근무제로 에너지 절약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 현대산업개발은 건설 현장의 차량이동상황을 본사에서 통합 관리, 겹치는 이동 경로 조정을 통해 석유 소비를 줄이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점심시간 자동 소등, 자리를 떠날 때 PC끄기 의무화, 공장의 작업용 비품 아껴쓰기, 팀(부서)별 통화료 공개를 통한 통신비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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