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 대박의 꿈을 앞세운 로또복권 열기로 온 나라가 홍역을 앓고 있다.
너도나도 복권구입에 뛰어들고 직장에서 계를 조직해 복권을 사는 일이 일상화되면서 복권도 ‘일종의 도박’이라는 사회적 경계심마저 허물어지고 있다. 또 로또복권의 한탕주의가 법과 제도를 성실하게 지켜온 국민의 가치관을 왜곡하고 근로의욕마저 꺾어버리는 등 각종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4일 로또복권 판매액은 278억9000만원으로 연일 신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이번 주 로또복권은 당첨금 이월금까지 합쳐 1등 당첨금액이 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관계기관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이상 열기”라고 말하고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 이만우(李萬雨) 교수는 “로또복권이 공공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이라 하더라도 지금처럼 과열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히 문제”라며 “상식적인 수준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국민의 저축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가계빚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은 펴지 않고 오히려 일확천금을 내세운 도박을 허용함으로써 ‘허황된 꿈’을 심어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국민의 저축률은 2001년 17.1%로 전년에 비해 2.2%포인트 떨어지면서 1975년 16.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말 현재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445조3000억원으로 1년 사이 103조6000억원(30.3%) 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87%를 차지해 미국 일본의 82%를 앞지르고 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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