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in Car]토크와 마력의 차이

  • 입력 2004년 9월 6일 18시 42분


자동차의 힘을 표시하는 단위는 토크와 마력이다. 권투로 비유하면 토크만 높은 차량은 펀치는 세지만 행동은 느린 중량급 선수이며 마력만 큰 차는 펀치는 약하지만 몸놀림이 빠른 경량급 선수다.

토크는 엔진 연소실의 폭발 과정에서 피스톤에 연결된 커넥팅로드에 가해지는 회전력을 뜻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제원표상 토크가 14.8kg·m/4000rpm이라면 엔진이 1분에 4000번 회전할 때 커넥팅로드에 14.8kg의 힘이 전달된다는 의미다. 토크가 높으면 바퀴에 전달되는 힘이 세기 때문에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출발이나 오르막길 주행이 쉽다. 토크는 보통 배기량과 비례한다.

마력은 75kg의 무게를 1초 동안 1m 들어올리는 힘이다. 100ps/6000rpm은 엔진이 1분에 6000번 회전할 때 약 7.5t의 무게를 1m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토크가 엔진의 힘이라면 마력은 엔진이 할 수 있는 일의 양인 셈이다.

그렇다면 토크와 마력 간의 관계는 무엇일까. 디젤엔진을 쓰는 트럭의 경우 토크는 높지만 마력은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저속에서는 힘이 세지만 고속주행에서는 속도가 높지 않다. 낮은 rpm에서 발생하는 높은 토크를 고속에서도 꾸준히 유지해 줄 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배기량이라도 트럭보다 마력이 높은 승용차는 저속보다는 고속에서 높은 힘을 낼 수 있다. 엔진회전 수에 비례해 지속적으로 가속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토크와 마력이 모두 높은 차량은 중·저속은 물론 고속에서도 탁월한 주행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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