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일 △보유세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세제(稅制)를 개편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며 △정부가 거래세 인하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원칙론’에 합의했다.
하지만 종합부동산세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아 제도 시행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누가 얼마나 부담할까=이종규(李鍾奎)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정부가 밝혀온 대로 5만∼10만명 수준이지만 정부안이 확정되지 않아서 구체적인 인원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5만∼10만명은 주택과 토지분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인 개인과 법인을 모두 포함한 수다.
이들이 소유한 주택과 나대지, 사업용 토지에 대해서는 △1차로 시군구 등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기초세율로 주택분 토지분 건물분 재산세를 각각 부과하고 △2차로 국가가 주택과 토지의 일정 기준금액을 초과한 금액에 대해 추가세율로 과세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주 안에 추가 당정협의회를 통해 △과세 대상 인원 △세율과 과세표준(課稅標準·세금을 부과하는 기준) △세금 부담 증가폭 등을 정하고 최종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재경부는 과세대상 인원을 절반 수준 이하로 줄일 방침이지만 세수는 1조원을 넘게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점은 없나=한국조세연구원 노영훈(魯英勳) 연구위원은 종합부동산세 도입 방안 자체가 주택시장에 대한 ‘과잉대응’이라고 비판했다.
노 연구위원은 “조세정책을 부동산경기를 잡기 위한 핵심정책으로 쓴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행정 편의주의적 시각으로 조세정책에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張成洙) 연구실장도 재산세를 ‘페널티(처벌)’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실장은 “외국에서 재산세는 해당지역 교육기관 운영비 등 공공서비스에 대한 대가 성격이 강하다”며 “소득재분배 기능은 소득세 등을 통해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우리는 엉뚱하게 재산세로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지방세인 재산세를 국세로 걷으려는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지방자치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향후 쟁점=법인의 사업용 토지 이외에 1가구 1고가(高價)주택을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정부 방침은 여전히 논란이 될 전망이다.
서강대 김경환(金京煥·경제학) 교수는 “퇴직 이후 별다른 소득 없이 집 한 채가 재산의 대부분인 은퇴자 계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에서는 상당수 지자체들이 재산세를 부과할 때 은퇴소득자에게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2만여명에 이르는 주택임대사업자의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 포함 여부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그동안 정부의 주택임대사업 활성화 정책을 믿고 집을 여러 채 구입했기 때문에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에 포함될 경우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