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3일 제37회 납세자의 날 기념사에서 “과표 현실화율이 낮은 자영사업자에 대해 현금영수증카드제도 등을 도입, 모든 소득이 자동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재경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국세청이 현재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만들고 있다”면서 “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늦어도 올해 안에는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고객은 영수증을 모아뒀다가 연말정산을 할 때 제출하면 소득공제를 받는다. 소득공제액은 신용카드 소득공제액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액은 현재 ‘총급여액의 10%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20%’다.
세수(稅收)가 크게 줄어드는데도 정부가 이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현금거래가 많은 학원, 일부 병·의원, 변호사와 회계사 등 전문직, 도매업자 등의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신용카드 사용이 크게 늘면서 자영업자들의 소득파악이 현저히 개선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신용카드 받기를 꺼리는 업종이 적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간부문의 현금거래 규모가 연간 신용카드 신용판매액과 비슷한 250조원대로 추산된다는 것.
김 경제부총리는 이 밖에 “땀 흘려 번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가볍게 하고 불로소득과 투기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무겁게 물리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근로소득자 농어민 노약자 장애인 등 최약계층을 위한 세제지원은 계속해 소득격차를 줄이겠다”고 덧붙였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고객이 현금으로 계산하더라도 거래명세가 실시간으로 국세청에 통보된다. 업소의 단말기를 통해 곧바로 입력되기 때문이다. 고객은 받은 영수증으로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를 받는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