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로 진행된 협상에 대한 농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 대외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하지만 정부가 중간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최종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간결과를 공개해 남은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쌀 협상 어떻게 진행됐나=정부는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때 쌀에 대해 예외적으로 1995년부터 10년간 관세화 유예를 적용 받았다.
정부는 올해 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협상 개시의사를 통보한 뒤 5월부터 참여의사를 밝힌 미국 중국 태국 호주 등 9개국과 6개월간 21차례 협상을 벌이며 밀고 당기기를 계속했다.
하지만 아직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번 주와 다음 주에는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미국 중국과 추가 협상이 남아 있다.
또 9개국과의 개별 협상 결과를 아우르는 최종안을 만들어 WTO에 보고하는 절차도 마무리해야 한다.
▽왜 지금 공개하나=추가 협상이 남아 있다는 것은 개별 상대국과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중간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상대국을 자극해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법인 광장의 정영진(鄭永珍·국제통상전문) 변호사는 “다자간협상은 최종안이 결정될 때까지 개별 국가와의 협상 내용을 비밀로 하는 것이 국제 협상의 관례”라며 “협상 내용이 공개될 경우 관련 협상 상대국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도록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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