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감한 애널리스트를 찾아라”
박 본부장이 관리하는 기업분석 담당 연구원(애널리스트)은 모두 48명. “쏟아지는 보고서를 검토하다 보면 옥석이 가려지느냐”는 질문에 그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애널리스트의 경쟁력을 최종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보고서를 읽는 투자자의 몫입니다. 다만 용감한 애널리스트에게 주목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애널리스트들은 인간관계와 지식을 바탕으로 치열한 정보전을 벌인다. 시장 흐름은 분명히 있지만 남들과 비슷한 얘기만 하는 사람은 인정할 수 없다는 것.
“큰돈이 오가는 주식시장에서 대세와 다른 전망을 낼 때 애널리스트가 갖는 부담은 엄청납니다. 선진국에서도 애널리스트의 중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로 용기를 꼽습니다. 자신의 정보와 판단을 확신할 수 있어야 투자자의 믿음도 얻을 수 있죠.”
그러나 주식을 사라고 권하는 보고서가 넘쳐나는 데 비해 팔라는 보고서를 찾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
이에 대해 박 본부장은 “주가가 과거에 비해 많이 올랐다거나 실적이 좋아졌다는 이유만으로 ‘매수’ 의견을 내는 것은 분명 문제”라며 “외국처럼 한 종목을 같은 업종 안의 다른 종목과 비교해 평가하는 보고서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 “변동성 보지 말고 추세에 투자하라”
그는 투자보다 매매에만 신경을 쓰는 개인투자자의 행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종목을 부지런히 매매합니다. 그렇지만 단기 투자에서 이익을 내는 것은 증시 전문가에게도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높은 수익을 올리는 외국인들은 변동성을 보지 않고 추세에 투자합니다.”
전망이 좋은 몇 개 종목을 신중하게 골라 장기 투자하는 것이 훨씬 쉬우면서 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크다는 것.
“한 달 이내를 보는 단기 매매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1년을 투자하려면 경기 흐름을 보면 되는데 쉽지만은 않죠. 요즘 장기 투자라면 보통 3년을 말합니다. 그러나 경기가 한 사이클을 도는 데 3년이 부족할 수 있어요.”
박 본부장은 좋은 주식에 대한 장기 투자 기간으로 5년을 제시했다. 매매에서 재미를 찾지 말고 끈기 후의 보람을 찾으라는 조언이다.
그는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되지 않는 한 앞으로 5년 동안 국내 증시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주식 자산을 늘리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비중이 40% 정도 되죠. 그러나 우량주만 놓고 보면 한 해 배당금의 60% 이상을 외국인이 가져가고 있습니다.”
연말 코스피지수 예상치로 1,460 선을 제시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 급등했던 국내 증시가 숨고르기를 하는 시기”라며 “믿음을 갖고 주식에 투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천웅 본부장은… △1962년생 △1985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87년 연세대 경제학 석사 △2000년 미국 노트르담대 경영학 석사(MBA) △1988∼1993년 현대증권 연구위원 △1993∼1996년 홍콩 코리아아시아펀드 매니저 △1996∼1997년 미국 뉴욕 드래건코리아펀드 매니저 △2000∼2003년 메릴린치 싱가포르지점, 런던지점 펀드매니저 △2003∼2005년 모건스탠리증권 서울지점 리서치헤드 △2005년∼현재 우리투자증권 기관리서치사업본부장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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