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를 넘어 99%를 보라”
초보 투자자에게 해외 펀드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조 본부장도 “해외 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대체재가 아니라 분산 투자를 위한 보완재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는 “해외 펀드를 외면한 채 효과적인 분산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의 주요 종목은 대개 엇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여러 종목에 자금을 나누어 투자한다 해도 위험을 줄이는 진정한 분산 투자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와 다르게 움직이는 해외 시장 투자를 병행해야 한쪽이 어려울 때 다른 쪽의 수익으로 만회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베스트먼트(MSCI)지수에서 한국의 주요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 남짓입니다. 나머지 99%로 시야를 넓혔을 때 어떤 결과가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집니다.”
○“해외 투자 지역은 투자자가 결정해야”
조 본부장은 해외 펀드를 고를 때의 최우선 경계 대상으로 ‘카더라 통신’을 꼽았다.
‘인도 펀드가 괜찮다더라, 누가 중국 펀드로 큰 수익을 냈다고 하더라’는 식의 소문이 돌 때는 이미 그런 상품에 투자해서는 만족스러운 수익을 얻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고 조 본부장은 강조했다.
“펀드를 만들고 판매하는 회사 가운데도 실적을 내기 위해 시장의 유행을 좇아 ‘뒷북’ 펀드를 내놓는 사례가 있습니다. 투자에 대한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투자자들이 스스로 부화뇌동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의 투자 비중을 7 대 3 정도로 조절하라고 조언하는 데 동의한다. 다만 그 30%를 다시 여러 해외 펀드로 나누지 않고 한 상품에 ‘몰빵’해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조 본부장은 말한다.
“일단 해외 펀드 투자를 시작했다면 최소한 3년은 계속해야 합니다. 해외 펀드 투자 자금의 50%는 전 세계에 골고루 투자하는 펀드에, 30%는 자신이 고른 유망 지역에, 20%는 한 국가에 나누어 투자해 보세요. 지역과 국가는 스스로 찾은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그가 해외 투자 업무를 시작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당시는 경제위기의 징후가 있던 때여서 고객에게 해외 투자 상품을 권하다가 ‘매국노’라고 욕먹는 일도 있었다고 회고한다.
“이제는 해외 펀드가 외국에 투자해 수익을 국내로 가져오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된 것 같습니다. 금융 선진국처럼 국경을 뛰어넘는 펀드가 더 많아져야 합니다. 앞으로 4, 5년간은 에너지와 대(對)중국 투자가 해외 투자의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
▼조동혁 본부장은…
△1963년 출생 △1989년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1989년 한국투자신탁(현 한국투자증권 및 투신운용) 입사 △1999년 한국투자신탁 뉴욕사무소장 △2003년 한국투신운용 글로벌운용팀장 △2006년 한국투신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