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은 주로 증시에서 기업의 규모를 측정할 때 사용되는 용어다. 그런데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증시 지표로 부동산 가격을 좀 더 과학적으로 해석해 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가수익비율(PER)을 이용해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것이다.
PER는 시가총액과 순이익을 비교한 수치로 그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어느 정도 높게 형성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시가총액÷연간 순이익’으로 계산하는데, 이 지표가 높을수록 회사가 버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고 말할 수 있다.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얘기다.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은 대략 PER가 10배 정도에서 형성돼 있다. 회사의 가격(시가총액)이 10억 원이라면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은 10분의 1인 1억 원이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강남 부동산은 어떨까. 강남의 한 아파트 가격이 10억 원이면 이 아파트로 벌 수 있는 수입은 월세 등을 따질 때 연 2000만 원 정도로 추정된다. PER로 계산하면 무려 50배(10억 원÷2000만 원)가 나온다. 10배 수준인 주식에 비해 무려 5배나 고평가돼 있는 셈이다.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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