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는 이날 협상이 끝난 뒤 “양측 초안을 토대로 이견을 병기하더라도 9일까지 통합협정문을 만든다는 목표에는 하루 만에 30%가량의 진전을 보였지만 농업 등 일부 분야에서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도 오전 전체회의 협상이 끝난 후 농산물과 자동차, 의약품 분야를 가장 어려운 협상 과제로 꼽았다.
이날 협상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별도의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정부조달과 기술장벽 2개 분과를 제외한 전체 15개 분과 가운데 11개 분과만 열렸다. 무역규제, 서비스, 금융, 환경 등 4개 분과와 자동차, 의약품 등 2개 작업반은 7일 협상이 시작된다.
양국은 특히 농산물 분야 저율관세할당(TRQ)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TRQ는 정부가 할당한 일정 물량에 낮은 관세를 물리는 제도로 한국은 그동안 농협 등 생산자 단체에 수입독점권을 줘 할당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미국은 TRQ 운영의 상세 절차를 규정함으로써 수출 물량을 늘리려 해 현재 상태를 일부 개선하려는 한국 측과 이견을 보였다.
원산지 규정에 대한 논의도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 등 어려운 부분은 뒤로 미뤘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커틀러 대표와 별도로 오찬 회동을 하고 개성공단 문제에 대한 협조를 구했으나 커틀러 대표는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 문제에 관해 사실상 논의 거부 방침을 결정한 상태다.
나머지 분야는 협상이 대체로 순조로웠다. A4용지 2쪽 분량의 전자상거래 분야는 이날 통합협정문 작성에 대한 기본 협상이 끝났고 노동, 경쟁 분야도 6일 협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주고받기식 타결을 하는 본게임은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2차 협상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원정시위대는 이날도 미 무역대표부(USTR) 건물 앞과 백악관 뒤쪽 라파예트 광장에서 촛불시위 등을 벌였으나 평화적으로 마무리했다.
워싱턴=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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