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부문에서는 기술사와 건축사의 전문직 자격증 상호인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농업과 자동차 등 핵심 쟁점분야에서는 양보없는 기싸움이 전개됐다.
이런 가운데 김종훈 수석대표는 우리의 농산물과 미국의 자동차가 마지막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고위급 추가 절충의 필요성을 밝혔다.
협상 4일째인 11일 양측 협상단은 회담장인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만나 농업 섬유 투자 의약품 등 '딜 브레이커'급 대형 쟁점분야를 중심으로 타결점을 모색했다.
이날 협상에서는 경쟁과 정부조달에 이어 이미 쟁점을 대폭 축소한 통관분야가 타결됐다.
쟁점이 거의 남지 않은 전자상거래와 환경, 기술장벽 등의 분야도 조만간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향후 협상 전망에 대해 "수석대표나 통상교섭본부장급의 고위급 회의가 2차례 더 필요할 것"이며 "마지막까지 남게 될 쟁점은 우리의 농업과 미국의 자동차"라고 예상했다.
양국 정부는 20일 전후로 고위급 회의를 열 것으로 전해졌으며 2차례의 고위급 회의뒤에는 양국 정부의 검토와 결정 과정이 남는다.
김 수석대표는 "농업분야에서 미국이 원하는 핵심은 쇠고기"라며 "쇠고기 문제만 해결되면 다른 농업 부분에서는 유연성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자동차에 대해 그는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즉시 철폐하면 가장 좋다"고 전제한 뒤 "3년내 철폐도 조기철폐로 볼수 있다"고 말해 즉시 철폐라는 우리측 요구를 양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대표는 서비스와 관련, "정부조치에 대한 서비스 유보 항목은 우리가 법률, 회계, 택배, 방송통신 등 88개이고 미국은 전파, 해운, 원자력, 어업, 군수 등 19개"라고 설명한뒤 방통융합을 뺀 88개 대부분이 현행 제도를 후퇴시키지 않는 쪽으로 의견접근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전문직 자격증 상호인정에 대해 "기술사와 건축사는 합의된 상태고 앞으로 총 4¤5개까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핵심 쟁점분야 분과 협상은 이날도 난항을 겪었다. 양측의 의견차가 큰 농업분야에서는 민감품목에 대한 본격 조정을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농업분야 고위급 협상으로 미룬 탓에 이날 협상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민감품목 235개 대부분을 포함, 280여개가 남아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금융분야에서는 양측이 우체국 보험의 FTA협정 적용문제와 일시 세이프가드 등의 대형 쟁점을 뺀 나머지 분야의 타결을 위한 절충작업을 벌였으며, 투자와 지적재산권 분야에서는 각각 투자자-국가간 소송(ISD)과 지적 재산권 보호기간 연장 문제, 의약품 분과에서는 미국이 요구하는 신약의 최저가격보장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섬유분야는 미국 의회 의원들이 자동차에 이어 다시 협상단을 압박하는 서한을 보내온 것으로 확인돼 절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 하원의 존 스프랫(민주당), 하워드 코블(공화당) 등 두 의원은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보낸 서한에서 원사기준(얀 포워드)의 엄격한 적용과 섬유 관세철폐기한을 최대한 늦출 것 등 우리측 요구에 정면 배치되는 사항의 관철을 요구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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