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美상업용 모기지 부실 ‘또 다른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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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CIT와 캡마크(CAPMARK)라는 금융기관이 파산 신청하면서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 문제가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상업용 모기지 대출 규모는 2조6000억 달러로 이 중 상업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업용 모기지 관련 대출은 1조6000억 달러다. 이 대출 자산 중 8%가 연체되고 있다.

상업용 모기지 대출 및 부실 규모 자체는 금융 시스템을 흔들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주거용 모기지 부실에 상업용 모기지 부실이 더해지고 있다는 점은 금융기관에 큰 부담이다. 특히 미국 중소형 금융기관들은 상업용 모기지 대출 비중이 높아 부실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무엇보다 이들 중소형 금융기관은 잠재적 위험자산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이 100% 미만으로 낮아져 앞으로 늘어날 부실자산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져 있다. 중소형 금융기관의 파산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같은 금융기관의 파산이 금융시장에 커다란 위기나 혼란으로 이어질 것인가의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

첫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처럼 무분별한 대출 확대가 상업용 모기지에서도 있었는가의 문제다. 둘째, 대출 확대와 더불어 과도한 유동화(Securitization) 과정이 있었는가 하는 것도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충격을 가늠하는 데 결정적 변수다. 서브프라임 때처럼 금융기관이 가계 대출을 담보로 증권을 발행하고 거기서 조달된 자금으로 또 다른 대출을 하는 행위가 상업용 모기지 시장에도 만연했다면 금융기관의 연쇄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단 상업용 모기지 부실은 무분별한 대출 확대에서 파생된 문제는 아니며 지난해 이후 경기 악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 서브프라임 문제가 대출 자체가 안고 있던 구조적인 문제라면 상업용 모기지 부실은 경기 순환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또 서브프라임 문제는 대출자산의 손실과 유동화 증권에 대한 투자 손실이 이중으로 금융기관에 타격을 주었지만 상업용 모기지 채권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7년 이후 발행 규모가 크게 둔화되었다. 따라서 금융기관 손실이 급격히 확대될 위험은 한층 낮아졌고 서브프라임과 같은 강도의 위기로 진행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다만 경기 여건을 고려할 때 상업용 모기지 부실화와 중소형 금융기관의 파산은 불가피해 보인다. 만기가 돌아오는 상업용 모기지 채권에 대한 상환 부담과 투자금융기관의 손실처리 부담은 내년에도 이어질 문제다. 금융기관이 부족한 자본을 다시 확충해야 하고 정부 지원도 재개돼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은 당분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자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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