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지역이나 유럽에 사는 필자의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많이 놀라는 것 중 하나가 편리한 인터넷 환경이다. 한국인들은 국토가 좁다고 아쉬워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 인터넷 환경이 이렇게 좋은 것은 국토가 광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이처럼 불리한 환경을 유리하게 돌려놓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사람은 많다고 걱정했지만 이제는 인적자원이 가장 큰 경제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출산율이 줄어든다고 걱정하지만 오히려 한국이 한국어를 하는 중국동포나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을 찾는 외국 인력에게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참으로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제 기업들은 최고의 자산이 사람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하지만 사람을 다루는 인사부서 대부분은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비즈니스를 모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기업에서 전사적 관점을 갖고 최고경영자를 보좌하는 부서는 재무부서와 인사부서다. 반면 생산, 영업, 마케팅 등의 부서는 자신의 업무에만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 재무부서는 경영자의 브레이크로서 다가오는 위험을 알리고 비용을 아껴 쓰라고 조언한다. 반면 인사부서는 경영자의 가속페달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 해외 기업 가운데 전략전담 부서가 없고 인사부서가 비즈니스의 가속페달로 경영자를 조언하는 기업도 있다.
기업의 최고 자산인 사람을 다루는 인사부서를 선진화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노력도 활발하다. 국내 한 기업은 글로벌 기업다운 인재관리를 하기 위해 인사부서를 전략적인 ‘비즈니스 파트너’로 육성하기로 했다. ‘HR(인적자원) 비즈니스 파트너’는 경영성과를 예측하는 인사관리 지표를 관리하고 우수한 인재를 공급할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책임을 진다. 조직을 높은 성과를 추구하는 구조로 바꾸고 고용브랜드를 키우는 일도 이들 몫이다.
조만간 인사부서가 재무제표를 읽고 경영회의에서 신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방법을 논의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글로벌 비즈니스는 해외사무소의 설립으로 시작하겠지만 전 직원이 글로벌 마인드를 갖는 것으로 완성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부서보다도 인사부서가 전략적이고 세계화되어야 한다. 외국인 임원을 영입하고 영어로 회의를 주관하는 국내 기업들의 과감한 변신에 박수를 보낸다. 불리한 환경을 유리하게 돌려놓는 한국인의 탁월한 재주가 또 한 번 진가를 발휘하기를 기대한다. 김용성 휴잇코리아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