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기업 목줄 쥔 새 오너, 그 이름은 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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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5일 03시 00분


세계화-소셜네트워크 확대 등
새 기류가 만드는 새로운 시장
안주하는 기업, 내일이면 망하리

인터넷을 통한 소셜네트워크의 확산은 이전과는 다른 시장을 창조하고 있다. 필립 코틀러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마켓 3.0’으로 명명한 이 시장은 ‘승자독식’의 패러다임과는 거리가 멀고, 함께 창조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커뮤니티적인 특징이 두드러진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인터넷을 통한 소셜네트워크의 확산은 이전과는 다른 시장을 창조하고 있다. 필립 코틀러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마켓 3.0’으로 명명한 이 시장은 ‘승자독식’의 패러다임과는 거리가 멀고, 함께 창조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커뮤니티적인 특징이 두드러진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마켓 3.0 필립 / 코틀러 지음·안진환 옮김 / 300쪽·1만4000원·타임비즈

대기업 오너들은 전화도 인터넷도 어여쁜 여비서가 대신 해 주는 줄 알았다. 오너가 아니더라도 나이 지긋한 임원들은 인터넷 메일을 직접 확인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하물며 요즘 새로 등장한 트위터나 아이폰을 쓸 줄 아는 것일까.

그러나 그게 아니라고 한다. 50대 대기업 오너가 트위터로 직접 소비자들과 소통을 한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종 경영회의와 외부 약속이 꽉 차 있을 텐데 그런 걸 할 만한 시간이 있을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디어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경영리더가 관심이 많다고 한다. 소셜미디어를 아직 사용하지 않는 기업이나 기업인들은 은근히 불안감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낙담할 일은 아니다. 소셜미디어를 경영에 활용하는 기업은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서 독자들은 이미 알아챘을 것이다. 지난날의 마켓 1.0이나 마켓 2.0과는 다른 ‘마켓 3.0’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이라고 짐작했으리라. 사람들이 자신의 발견에 대해 호들갑을 떨게 마련이듯 저자는 새로운 3.0 시장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새로운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불안한 기업인들에게 더욱 도전적이다. 요컨대 이제까지 성공을 자부하던 기업이라도 마켓 3.0의 트렌드를 읽지 못하면 하루아침에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요일에 초우량기업이었던 우리 회사, 화요일에 갑자기 이상한 조짐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걸 당장에 감지해서 해결하지 못하면 수요일에는 좀 더 확대된 새로운 사건이 터집니다. 다음 주쯤에는 아마도 회사가 만신창이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기업에는 ‘도처에 돌풍이 불고 있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이런 돌풍을 몰고 오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세계화, 소셜네트워크의 확대, 점점 더 창의적이고 영적으로 변화하는 세계 등 3가지 요소를 꼽는다. 그리하여 똑똑하고 현명해진 소비자들이 이제 제품 기획자이자 서비스의 이행자이자 마케터이자 홍보대사로서, 기업의 목줄을 쥔 새로운 오너가 되었다는 것이다. 시장이 과거와는 완전히 딴판이 된 것이다.

이런 3.0 시장에서 기업의 전략은 모두 수정되어야 한다. 기업의 목적과 가치,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미션에서 주주에게 보여주는 비전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주주와 협력회사에 새로운 시장 3.0에 진출할 것을 강력하게 설득하고 성공으로 이끌 전략을 제시하라는 주문이다.

이 책의 저자 필립 코틀러는 시장이 성숙하게 되면 기업에는 다른 차원의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본다. 그저 그런 제품으로 낙인찍히지 않으려면 사람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혁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들은 더욱 사회문화적으로 긍정적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업은 사회적 문제의 해결에도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업의 책임이 더 무거워지는 것은 아닐까. 마케팅 분야의 1인자로 꼽힐 만큼 영향력 있는 경영학자로 알려져 있는 코틀러의 문제 제기가 예사롭지 않다.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특별한 그녀’들의 특별한 리더십▼

여자로 태어나 위대한 리더로 사는 법 / 바바라 켈러먼, 데보라 L 로드 엮음·이미숙 옮김 / 446쪽·2만3000원·한스미디어


미국 대학 졸업생의 과반수가 여성이지만 정식 여성 교수는 전체 대학교수의 4분의 1도 채 안 된다. 경영학석사(MBA) 이수자의 약 3분의 1이 여성이지만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여성은 단 2%에 불과하다.

이 책은 24명의 전문가가 여성과 리더십에 대해 연구한 글들을 묶은 것이다. 여성 리더의 부족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흔히 사람들이 여성의 리더십은 남성의 그것과 다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만 리더십의 차이는 성별이 아닌 개인의 경험과 특성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조사에 따르면 유능한 여성의 37%가 육아와 노인 부양 등의 이유로 평균 2.2년 동안 직장을 떠나지만 복귀 후에는 임금이 깎이는 등 가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연구자들은 유능한 여성 직원이 퇴사하면 기업과 사회 역시 ‘두뇌 유출’의 대가를 치른다고 경고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소꿉친구 사랑’ 같은 브랜드는…▼

I LOVE 브랜드 / 최순화 이민훈 지음 / 264쪽·1만2000원·삼성경제연구소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인 저자들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사랑이 사람들 사이의 사랑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브랜드의 성패가 ‘사랑’에 달렸다고 보는 저자들은 소비자와 브랜드의 사랑을 7가지로 분류했다.

그중 하나는 ‘소꿉친구 사랑’이다. 이성적 신뢰를 전제로 하지 않으며 언제 만나도 반가운 어린 시절 친구와 같은 브랜드를 가리킨다. 저자들이 꼽은 브랜드는 오랜 세월 소비자의 곁을 지켜온 ‘박카스’다.

몸에 해롭다고 여기면서도 맥도날드를 계속 찾는 소비자의 심리는 ‘낭만적 사랑’으로 해석했다. 연애는 하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 관계처럼 낭만적이지만 이성적으로는 억제된 사랑을 가리킨다. ‘가족 같은 사랑’에 해당하는 브랜드는 그 브랜드 상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됐을 때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생활용품 브랜드 P&G, 친근한 이미지의 캐릭터와 문화마케팅을 특징으로 하는 미쉐린이 대표적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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