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6개 부처가 1단계 세종시 이전을 마무리했습니다. 5500여 명의 공무원이 대부분 ‘울며 겨자 먹기’로 이전을 했는데 기반시설이 부족한 터라 불만과 고충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반강제로 ‘세종시민’이 된 공무원들과 달리 은행들은 세종시에 있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합니다. 이미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세종시에 지점을 낸 상황입니다. NH농협은행은 정부세종청사에 들어와 있고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은 세종시 첫마을아파트를 분양할 무렵부터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 당장은 인구도 적지만 미래를 내다보면 세종시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부산, 대구, 경남, 광주, 전북, 제주 등 6개 지방은행은 사정이 다릅니다. 특히 전북은행과 대구은행은 서울에 본점이 있는 시중은행보다 세종시와 가까운데도 지점을 만들 수 없습니다.
지방은행은 각 은행 정관(定款)에 해당 지방을 포함해 특별시와 광역시까지만 영업구역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정관을 바꾸려면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하는데 지방은행의 설립 취지가 지역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점이 부담이 된다고 합니다.
지방은행들은 금융당국에 조만간 특별자치시가 특별시에 포함되는지 유권해석을 내려 달라고 요청할 계획입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특별자치시나 특별시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중은행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세종시 진출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가 특별시에 포함된다는 유권해석이 내려지면 지점을 낼 수 있지만 반대의 해석이 내려지면 지점을 못 내게 됩니다.
이에 대해 양현근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공식적으로 유권해석이나 정관 변경을 요청한 지방은행은 없다”며 “지방은행이 세종시에 진출해 봤자 아직 먹거리가 별로 없는데 굳이 지점을 낼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금감원의 말처럼 모든 은행이 세종시 진출을 희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세종시에서 수익모델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진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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