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급 인상” 오바마 팔걷고 나서… 日, 정규직원처럼 법으로 휴가 보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03시 00분


[‘착한 알바’로 청년에게 희망을]
알바환경 개선 선진국의 노력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시의 한 피자가게 아르바이트생(알바생) 닉 슈트는 지난해 중반부터 시급이 7.25달러(약 7900원)에서 10달러(약 1만900원)로 올랐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난해 초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연방정부 계약 직원의 시급을 7.25달러에서 10.10달러(약 1만1000원)로 올리는 행정명령 조치를 취하자 피자가게 사장이 시급 인상을 제안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부의 편차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되면서 알바생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가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정부 계약직원 시급을 전격 인상하자 전국 50개주 중 29개주가 알바생 등 계약직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법정 최저임금인 시간당 7.25달러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다.

올해 1월 현재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곳은 워싱턴 주로 9.47달러이고, 오리건(9.25달러), 버몬트·코네티컷(각 9.15달러), 매사추세츠·로드아일랜드(각 9달러)가 뒤를 잇고 있다. 워싱턴DC는 2016년까지 전국 최고 수준인 11.5달러로 올리기로 했다. 워싱턴 백악관 인근 커피숍 알바생 앤절로 부처 씨는 “현재 9.5달러를 받고 있다. 만족스럽지 않지만 11.5달러까지 오른다면 당분간 알바로 생계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내 알바 고용 여건이나 근무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워낙 다양한 알바가 있다 보니 고용 계약서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감독도 아직은 허술한 편. 이와 관련해 미국의 패스트푸드 매장 노동자들은 15일 미국 전역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대규모 국제연대 파업시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일본 알바 시급은 최저임금(도쿄의 경우 시간당 888엔)보다 높은 1000엔(약 9100원) 내외. 일부 기업은 집에서 근무지까지 오는 교통비를 지급하기도 한다. 도쿄에 사는 대학 4년생 후지이 사유리(가명·22·여) 씨는 일주일에 이틀 정보기술(IT) 관련 기업에서 알바로 일한다. 시급은 1000엔. 그는 “대학에 입학하면 돈 쓸 곳이 많아지니까 친구들도 한두 개씩 알바를 한다. 요즘은 모집하는 곳이 많아 서너 개씩 하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알바생은 노동기본법상 연차를 사용하고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 일본은 정사원보다 더 짧은 시간을 일하는 이들은 모두 ‘파트타임 근로자’로 규정하고 정사원에게 제공되는 복리후생을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알바생이 계약서를 쓰는 경우는 드문 편이다.

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미국#일본#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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