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9만 소도시 발전소에 2조 투자… 동해, 산업도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1일 03시 00분


[2015 리스타트 다시 뛰는 기업들]<6>GS 북평火電 2016년 가동

강원 동해시의 GS동해전력 북평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150m 높이의 연돌과 건물들이 점차 제 모습을 갖춰 가고 있다. 1호기는 내년 2월, 2호기는 6월 완공된다. 동해=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강원 동해시의 GS동해전력 북평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150m 높이의 연돌과 건물들이 점차 제 모습을 갖춰 가고 있다. 1호기는 내년 2월, 2호기는 6월 완공된다. 동해=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18일 찾은 강원 동해시 공단4로의 북평화력발전소 건설 현장. 10층 건물 높이의 보일러동과 150m에 이르는 굴뚝(연돌), 드넓은 저탄장(貯炭場·화력발전의 원료인 석탄을 저장하는 창고) 등이 저마다 큰 덩치를 드러내며 완성돼 가는 중이다.

내년 2월 1호기, 6월 2호기까지 완공되면 약 15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190MW(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현장에서 만난 이도식 GS동해전력 사장은 “무공해 석탄화력발전소의 바로미터가 될 곳”이라며 “동해시와 공생(共生)하자는 취지로 본사도 동해시에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인구 9만 명 ‘미니도시’ 첫 조(兆) 단위 투자

강원 동해시는 시 면적의 31%인 56.7km²가 관광특구로 지정된 관광도시다. 여름에는 해수욕과 수상레저를 즐기는 인파들로 붐빈다. 시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66%가 관광산업, 요식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에 종사한다. 하지만 인구는 9만5000명, 재정자립도가 20%에 못 미치는 ‘미니도시’이기도 하다.

GS그룹의 손자(孫子)회사인 GS동해전력이 짓고 있는 북평화력발전소는 이러한 동해시가 ‘산업도시’의 면모를 갖추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평화력발전소 사업은 2011년 STX그룹이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 용지를 매입하면서 시작됐다가 2013년 2월 GS그룹이 인수하면서 착공됐다. 총투자비는 2조1000억 원에 이른다. 현재 종합 공정은 86%로 완공이 되면 발전소 운영 인력 200여 명, 협력업체 300여 명 등 총 500여 명이 이곳에 상주하게 된다. 그 가족까지 포함하면 인구 유입 효과가 1000명이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의 조 단위 투자를 처음으로 유치한 동해시는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GS동해전력은 건설 기간 중 지역주민을 우선 고용하고 현지 업체의 공사 참여를 확대하면서 연인원 50만 명의 고용과 1620억 원의 매출을 이 지역에 안겨줬다. 여느 대형 공사 현장에는 꼭 있는 ‘함바집’도 따로 설치하지 않고 인근 식당을 이용해 지역 상권도 살아났다.

박남기 동해시 기업지원과장은 “동해시는 연간 재정규모 3000억 원에 자립도가 20%에 못 미치는 작은 도시”라며 “여름철 서비스업에 집중된 시 경제구조가 GS로 인해 ‘산업도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GS그룹은 발전소 설립과 함께 동해시의 북평 제2산업단지 조성에 1000억 원을 보태기로 했다. 또 본사를 동해시에 두면서 연간 수십억 원 규모의 지방소득세와 재산세도 동해시에 납부한다.

○ 꼼꼼한 친환경 투자…주민들도 ‘환영’


북평화력발전소는 ‘친환경’을 표방했다. 통상 발전소 용지를 정할 때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불거지는 지역 주민과의 갈등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우선 일반적으로 야적장(野積場·별도의 구조물이 없는 옥외 저장고) 방식이 많은 저탄장을 건물로 구축했다. 또 석탄을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해 동해항에서부터 저탄장까지 1km가 넘는 거리를 나른다. 석탄을 트럭으로 운송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비산먼지에 대한 우려를 완벽하게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 동해시 곳곳에 대기오염 표시기를 부착해 주민들이 대기오염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전기는 7km 떨어진 동해변전소를 거쳐 수도권으로 보내는데, 발전소에서 동해변전소까지 송전설비는 모두 땅속에 묻는 지중화 방식으로 구축했다. 송전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전자파에 대한 걱정까지 없앤 것이다. 이도식 사장은 “환경설비 비용이 전체 투자비의 20%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처음에는 환경오염을 우려했던 주민들도 GS의 발전소 투자를 자랑스럽게 여기게 됐다. 현지 환경운동가인 김진언 씨는 “GS동해전력이 나무랄 데 없는 환경 보호 조치를 취해줬다”며 “입주 기업이 부족해 목재나 수산물 가공 등의 기업들이 주를 이뤘던 동해시의 산업단지가 GS의 투자를 계기로 보다 발전할 것으로 지역 주민들은 믿고 있다”고 말했다.

동해=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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