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적인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글로벌 저유가 위기를 극복한다.’ 한국가스공사가 최근 추진하는 혁신의 지향점이다. 가스공사는 이를 통해 비용 절감, 가스요금 인하 등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스공사가 지난해 정부와 협의해 진행한 액화천연가스(LNG) 배관 이설 공사의 긴급차단장치 설치 기준 개정이다. 골자는 긴급차단장치 설치를 생략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의 신설이다. 가스공사는 이 조치로 향후 약 1166억 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NG 공급용 배관 4250km를 보유한 가스공사는 매년 30건가량의 배관 이설 공사를 한다. 배관 매설 지역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도로 확장, 지하철 건설, 하천 정비 등을 이유로 배관을 옮겨야 하는 수요가 생긴다. 이때마다 긴급차단장치를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공사용지를 확보하고 관리소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일이 많았다. 가스시설을 혐오시설로 보는 주민들의 반발이 원인이었다. 이런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은 가스요금 인상의 주요인이 됐다.
가스공사는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차단거리 코드 개정 관련 협의체’를 만들고 규제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지난해 긴급차단장치 설치를 생략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고쳤다. 그 대신 배관의 진동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7개 안전 강화 조치를 의무화하며 안전 관련 분야는 대폭 강화했다.
가스공사는 새로운 규정을 적용해 지난해 진행한 12건의 배관 이설 공사에서 시설투자비 등 약 309억 원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이 프로젝트는 가스공사가 자체적으로 정부3.0 공유, 개방, 소통, 협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올린 창조적 지식 및 혁신활동에 매년 시상하는 ‘2015년 베스트프랙티스(Best Practice) 경진대회’에서 대상에 선정됐다.
가스공사가 비효율적 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만큼이나 공을 들이는 분야는 ‘글로벌 수준의 안전경영’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최고의 성과는 안전경영이었다”며 “2014년 13건이던 가스공사와 협력업체의 사고 건수는 지난해 7건으로 줄었고, 중대 재해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재해율 0%(2014년 전기가스수도업 재해율 0.18%), 안전문화수준(ISRS-C)지수 6.99(국내 평균 4.8)를 달성했다. 가스공사는 ISRS-C지수를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준인 8.1(만점은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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