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공룡’ ‘만년 적자 기업’이라는 부끄러운 꼬리표가 따라다녔던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성적표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매년 수천억 원의 적자에 시달리던 모습에서 벗어나 2년 연속 1000억 원대의 영업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체질이 바뀌고 있다.
15일 코레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144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2005년 공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2014년 1034억 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년 연속 흑자 행진이다.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2014년까지만 해도 부채 17조9000억 원, 부채비율 410.9%로 부실 공기업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지난해에만 부채 규모가 4조3000억 원 줄었고, 부채비율도 292.5%로 크게 낮아졌다.
코레일이 흑자기업으로 변신한 것은 수익 증대와 원가 절감 노력으로 저비용 고효율 사업구조로 변신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호남고속철도 등 KTX 수혜지역이 확대된 것이 흑자 달성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코레일은 호남KTX 및 동해선(포항)KTX 개통에 따라 다양한 영업 전략을 세워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했다. 한국전력, 정부세종청사 등과 열차 차량 전세계약을 체결해 연 5억3000만 원의 고정수요를 확보했다. 또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발맞춰 목적지에 따라 열차를 뗐다 붙이는 복합열차를 도입해 안정적으로 좌석을 공급했다.
최연혜 사장 취임 직후인 2013년 말 도입한 수익관리시스템(YMS)도 영업흑자 달성에 큰 역할을 했다. YMS를 바탕으로 고객 이용 추이 등을 분석해 시간대, 좌석, 노선에 따라 철도요금 체계를 다양화해 탑승률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만성 적자노선에 관광열차를 도입해 수익성을 개선한 것도 효과를 봤다. 2013년 O-트레인(중부내륙순환열차), V-트레인(백두대간협곡열차)을 시작으로 S-train(남도해양열차), 비무장지대(DMZ)-트레인, A-트레인(정선아리랑열차), G-트레인(서해금빛열차) 등을 잇달아 개통해 철도관광벨트를 완성했다. 철도 중심의 새로운 여행문화를 창출해 지난해만 68만 명이 이용하는 등 적자노선 수익성 개선에 크게 일조했다.
영업흑자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의 영업이익 수준만으론 누적된 부채를 줄이기는커녕 연 5000억 원 규모의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후차량 교체, 낡은 시설물 개량 등 국민 서비스 향상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며 “지속적으로 영업흑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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