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양식업, 한국경제 새 먹거리]주목 받는 첨단 ‘바이오플록’ 양식
국내 대표 업체 충남 ‘네오엔비즈’, 새우 이어 성공… 年매출 20억
“친환경-고급화로 값싼 중국産 대응”
지난달 28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의 한 양식장. 검은색 차광막이 덮인 비닐하우스 안에 뱀장어를 키우는 32개의 수조가 들어차 있었다. 지름 3m 정도의 수조들은 뱀장어 생육에 가장 좋은 온도와 산소 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시설이다. 재래 양식장과 달리 물을 자주 갈 필요가 없어 항생제, 살균제를 쓰지 않아도 뱀장어가 전염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수산물 양식 벤처기업인 네오엔비즈 이규태 대표(45)가 운영하는 이곳은 국내에서 첨단 양식 기술을 적용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비결은 육지의 수조에서 미생물을 이용해 건강하게 물고기를 키우는 ‘바이오플록 기술(Bio-floc technology·BFT)’이다.
네오엔비즈는 바이오플록 기술을 활용한 국내 대표 기업이다. 서울대에서 해양 관련 박사학위를 딴 이 대표가 벤처 붐이 불던 2002년 선후배, 동기 등 박사 4명과 함께 세웠다. 처음에는 양식업체가 아닌 해양환경 연구를 대행하는 업체였다. 하지만 2009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양식학회에 참가해 선진 양식 기술을 접한 이 대표는 스스로 물고기를 키우는 양식업에 뛰어들었다. 2013년 바이오플록 기술로 흰다리새우를 양식하는 데 성공했으며 지금은 극동산 뱀장어 등을 키워 연 매출 20억 원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에 경기 안산시, 2018년 당진시에 각각 연 매출 100억 원 규모의 새 양식장을 여는 등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동남아시아와 중국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값싼 수산물과 경쟁하려면 양식업의 자동화, 첨단화가 필수”라며 “친환경적이고 고급 수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플록 기술이 그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한국의 바이오플록 기술은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1월 북아프리카 알제리 사하라 사막에서 바이오플록 기술을 활용해 새우를 양식하는 기술을 전수하며 첨단 양식 기술의 수출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별취재팀 ※ 특별취재팀
△소비자경제부=민병선 차장, 한우신 이새샘 최혜령 이호재 기자 △사회부=정승호 광주호남취재본부장, 임재영 차장, 최지연 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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