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양식업, 한국경제 새 먹거리]
“한국 청년들에겐 도전 기회… ‘양식장 카페’ 등 창업해 볼 만”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먼저 나선 사람들입니다. 한국 청년들에게 양식업은 큰 성공을 가져다 줄 영역이 될 겁니다.”
덴마크 첨단 양식기술 업체들의 연합조직인 ‘아쿠아서클’의 예스페르 헬보 회장(사진)은 지난달 23일 본보 취재팀과 만나 “한국 인재들이 도약 단계인 양식업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쿠아서클에는 수질관리시스템 개발 기업, 순환 여과 양식장에 들어가는 드럼 필터 제조 기업, 친환경 에너지를 양식장 전력으로 쓰는 기술개발 기업 등 양식업 관련 기술 및 설비 업체 40여 곳이 속해 있다.
헬보 회장은 “양식업에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기술이 얽혀 있다. 앞으로 첨단화될수록 더욱 많은 기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여러 분야의 인재들에게 기회가 된다. 그는 전기공학 생명공학 기계공학 분야의 인재뿐 아니라 경제학 관광학 같은 사회과학 전공자도 양식업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식장 카페’ 같은 창업 아이템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그는 한국이 전자 자동차 조선업 등에서 빠르게 성장해온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양식업은 아니었을까. 헬보 회장은 “과거에는 지금처럼 양식업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흥미로운 것은 양식 물고기에 대한 한국과 덴마크의 시각차였다. 헬보 회장을 비롯해 덴마크인들은 하나같이 한국인들이 양식 물고기보다 자연산 물고기를 선호한다는 사실에 의아해했다. ‘어디서 뭘 먹고 컸는지 알 수 없는 자연산 물고기보다 깨끗한 환경에서 영양성분이 잘 배합된 사료를 먹고 자란 양식 물고기가 더 좋은 거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국내 수산업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오래된 자연산 물고기 선호 현상이 양식업 발전에 필요한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식 물고기의 인기가 높아지려면 철저한 관리 아래 물고기가 키워진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헬보 회장은 “덴마크에서는 양식업체가 버리는 폐수의 오염도 등에 대한 환경 규제가 엄격하다.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곳은 도태될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경쟁력 있는 곳만 살아남는다”라고 설명했다. 지속 가능한 양식업을 위해 환경 규제는 필수이고 이는 정부의 정책과 이어진다. 그는 “한국 정부가 최근 양식업 발전에 큰 의지를 보이는 것은 대단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특별취재팀 ::
△소비자경제부=민병선 차장, 한우신 이새샘 최혜령 이호재 기자 △사회부=정승호 광주호남취재본부장, 임재영 차장, 최지연 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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