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고객이 채팅창에 요금 문의하자… AI “○○○원 입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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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꿈꾸는 혁신성장]<2> 기업용 AI 스타트업 ‘마인즈랩’

5일 경기 성남시 대왕판교로에 있는 AI 플랫폼 기업 마인즈랩 사무실에서 유태준 대표(앞줄 오른쪽)와 직원들이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한국 10대 스타트업’에 선정됐다.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5일 경기 성남시 대왕판교로에 있는 AI 플랫폼 기업 마인즈랩 사무실에서 유태준 대표(앞줄 오른쪽)와 직원들이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한국 10대 스타트업’에 선정됐다.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5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기업용 인공지능(AI) 플랫폼 스타트업 ‘마인즈랩’. 회의실 벽을 둘러싼 화이트보드에는 회의하면서 적어놓은 도표와 수식들이 빼곡했다. 직원 100여 명은 사무실에서 각자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개발에 열중하고 있었다. 2014년 1월 창업한 신생 스타트업인 점을 감안하면 회사 규모가 제법 컸다.

마인즈랩은 기업 고객들을 상대로 맞춤형 AI 플랫폼을 제공한다. 2015년 매출이 2억50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25억 원, 지난해 68억 원을 나타내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아시아가 선정한 ‘2017 주목해야 할 한국 10대 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렸다. 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가장 혁신적인 미래 기술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에 부여하는 ‘ITU텔레콤월드 2017’ 우수기업에 선정되는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마인즈랩을 창업한 유태준 대표는 처음에는 한국어 언어처리 및 소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컨설팅 및 플랫폼 서비스를 주력 사업으로 설정했다. 초반에는 사업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소셜 빅데이터 외에 기업이 의사결정에 쓸 만한 데이터 분야로 눈을 돌렸다. 그러다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음성인식 기술을 이전받아 음성인식 AI를 주력사업으로 삼게 됐다.

마인즈랩 AI 기술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콜센터다. 콜센터는 대개 단순 반복·확인 작업에도 수많은 인력이 매달려야 하는 구조다. 이런 업무를 효율화하는 데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고, 마인즈랩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LG유플러스도 그중 하나다.

통신사는 고객 문의나 상담이 많은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와 마인즈랩은 AI 챗봇 서비스에서 고객이 입력한 내용에 대한 답변 능력을 향상시키는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고객이 채팅창에 “지난달 사용한 로밍 요금 알려줘”라고 입력하기만 하면 바로 해당 정보가 나오는 식이다.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성능 향상이 가능한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텍스트 분석 기술(Text Analysis)이 적용된다.

이를 통해 기존의 AI 챗봇 서비스가 고정된 대화 시나리오로 서비스하는 것에서 나아가, 향후 AI 챗봇을 실제 운영하면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AI 플랫폼이 스스로 학습해 고객에게 보다 자연스러운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두 회사의 목표다.

LG유플러스 측은 “고객센터 상담 내용에 대한 분석 및 품질 향상을 위해 녹취된 음성을 글자로 변환하는 ‘STT(Speech to Text) 기술’을 마인즈랩으로부터 도입했고, 이를 통해 마인즈랩의 AI 기술력을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일상 언어의 형태, 의미 등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알맞은 답변을 생성하는 자연어처리 기술에 있어서도 AI 스타트업 기업 중 마인즈랩의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해 협업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두 회사는 LG유플러스가 보유한 데이터와 마인즈랩 분석 솔루션이 결합돼 시너지를 내길 기대하고 있다. 유 대표는 “협업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LG유플러스가 국내 통신사 중 가장 우수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마인즈랩 AI 기술은 금융·보험 분야에도 쓰인다. 고객이 서비스 불만을 표출할 징후를 보이면 이를 감지해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한다. 또 고객과의 통화내용을 AI가 듣고 있다가 고객이 요청하는 정보를 미리 찾아 상담원이 검색에 쓰는 시간을 줄여주는 식이다. 텔레마케터가 보험을 전화로 판매했을 때에는 고지와 동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체크할 수 있다. 유 대표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리는 ‘동아 이코노미 서밋’에서 ‘지능형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통한 혁신 사례’라는 주제로 LG유플러스와의 협업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성남=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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