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대기업인 현대·기아자동차와 삼성전자가 ‘차량 반도체’ 공동개발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두 기업의 공동개발이 성사되면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융합을 위해 국내 대기업들이 손잡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두 회사가 차량 반도체 공동개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동개발에 합의하면 정부도 특별한 지원을 해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기업 실무자들은 최근 몇 차례 만나 개발 논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공식 제안을 하지는 않았지만 공동개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도 “삼성전자는 차량 반도체가 주력이 아닌 만큼 우리와 공동개발을 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량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으로 자동차 핵심 부품으로 활용된다. 최근 현대차 신형 에쿠스에 적용된 ‘차선이탈 감지 시스템’, 수입차에 보편화된 ‘후방 카메라’ 등이 차량 반도체를 이용한 첨단 기술이다. 업종이 다른 두 기업이 머리를 맞댄 것은 자동차에서 전자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자동차 1대 제조비용에서 전자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19%에서 2015년 40%로 늘어나고 하이브리드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 등이 상용화되면 그 비중이 50∼6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독일 아우디와 BMW는 자국 반도체업체 인피니언테크놀로지와 협력하고 있다. 미국 포드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자동차에 장착하는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entertainment) 시스템 ‘싱크’를 개발하는 등 세계적으로 자동차와 IT회사 간 전략적 제휴가 활발하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