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250만달러의 퀴즈왕 신화 깨지다

  • 입력 2004년 12월 2일 15시 06분


미국의 유명 퀴즈프로인 '제퍼디'에서 6개월동안 퀴즈왕으로 군림했던 켄 제닝스(30)가 드디어 적수를 만나 탈락했다.

2일 방송된 이 퀴즈프로에서 유타주 출신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제닝스씨는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무명 여배우 출신 부동산 중개업자 낸시 저그(47)에게 패했다.

이날 막판까지 1만4400달러 대 1만달러로 앞서가던 제닝스씨는 마지막 문제에서 고배를 마셨다. '7만명의 계절 고용자 대부분이 1년에 4개월만 일하는 회사는?'이란 문제에 제닝스씨는 미국의 택배회사 페덱스라고 틀리게 대답해 점수가 깎인 반면 저그씨는 정답인 회계회사 'H&R 블록'을 맞췄다.

6월2일 처음 출전해 사상 최대인 74연승을 거둬 총상금 252만700달러(약 26억2000만원)를 챙긴 제닝스씨는 어디서든 알아보는 사람들을 만나 한참동안 사인을 해줘야할 정도로 인기인이 됐다. 저그씨의 8살난 딸도 녹화방송장에서 제닝스씨를 보자마자 사인을 받았다.

이날 방송은 사실은 9월에 녹화된 것. 제닝스씨의 대기록이 깨진 사실이 인터넷에 잠깐 알려지기는 했지만 약 3개월간 보안에 부쳐졌다.

1일 자정 방송된 '데이비드 레터만 레이트쇼'에 출연한 제닝스씨는 '미국의 가장 유명한 심야 토크쇼 사회자는 누구인가'라는 퀴즈에 '데이비드 레터만'이라고 대답하자 레터만은 '정답은 제이 리노'라면서 시청자를 웃겼다.

저그씨는 CBS의 '얼리쇼'에 출연해 "긍정적 사고의 덕을 많이 보았다"면서 "다른 출연자들은 제닝스씨에게 주눅이 들어 '잠깐 놀다간다'고 말했지만 나는 '누군가는 그를 물리쳐야 하고 그게 나일 수 있다'고 자기최면을 걸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그가 계속 승승장구하는지를 궁금해하지만 저그씨는 "비밀"이라며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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