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21세기 미국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미 뉴욕타임스는 25일 ‘여기는 미국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무자격 판사들이 넘쳐나고 법정 내에서 불법행위가 만연하고 있는 뉴욕 주 일대 소도시의 간이법원 실태를 고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뉴욕 주 소도시의 치안판사 1971명 중 1250명은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비법률가 출신. 이 중에서도 300명은 고졸 이하 학력의 소지자. 이 중 40명은 아예 고교 졸업장도 없다. 치안판사는 ‘파트타임 재판관’으로 영국 식민지 시절의 유산.
소도시 간이법원에서 약식재판의 권한을 가진 치안판사는 지방자치단체가 임명하거나 주민들의 선거로 선출되기 때문에 애초부터 부적격자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또 뉴욕 주에서는 반드시 법률가일 필요가 없어 경찰, 트럭운전사, 청소부, 세일즈맨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다.
또 ‘동네 재판관’이다 보니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을 봐주는 재판도 부지기수. 한 치안판사는 과속으로 경찰에 적발된 아들의 재판을 직접 맡기도 했다. 장기간 변호인 없는 재판을 해 오다가 문제가 돼 물러난 치안판사도 있다. 재정 부족으로 법정이 차고나 창고에 설치된 사례도 많다. 공간이 부족해 아예 변호인석이 없는 법정도 부지기수라는 것.
뉴욕 주 치안판사들은 매년 220만 건의 사건을 처리한다. 사건의 대부분은 교통법규 위반 사건이지만 형사사건도 30만 건 이상 되기 때문에 법률지식이 필요하다.
뉴욕타임스는 치안판사 제도가 이제는 복잡한 사회에 맞지 않는다면서 전면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결론지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