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8개월인 반다는 16일 부모의 나라 말라위를 떠났다. 반다는 개인 전용기를 타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거쳐 영국 런던에 이날 도착했다. 경호원과 보모가 줄곧 동행했다. 반다는 런던에서 새엄마의 품에 안겼다. 그를 입양한 사람은 다름 아닌 팝가수 마돈나.
말라위는 인구의 4분의 1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감염자인 나라다. 하루 1달러 미만의 생활비로 사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 나라에서 고아로 산다는 것은 곧 가난, 영양실조, 질병을 의미한다. 고생길을 벗어난 반다는 과연 행복한 새 출발을 한 것일까.
반다가 말라위를 떠난 16일 인권단체들은 목소리 높여 이번 입양을 비난했다. 그들은 “마돈나는 단지 부유한 유명 인사들이 돈을 앞세워 아무 연고가 없는 아이들을 ‘쇼핑’하는 유행을 좇은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입양이 ‘입양을 원하는 부모는 18개월 이상 말라위에 거주해야 한다’는 말라위 국내법을 어겼다는 사실도 지적됐다. 비난론자들은 마돈나가 이를 무마하기 위해 160만 파운드(약 30억 원)를 말라위 고아 돕기에 내놓은 사실에도 시비를 걸었다. 사실상 돈을 주고 아이를 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마돈나가 적어도 불행한 미래가 예견된 아이 한 명을 구해 낸 것”이라고 마돈나를 두둔하고 있다. 입양을 허락한 반다의 아버지 요하메 씨는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계속 미디어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을 반다가 과연 행복할까”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