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날 수 없는 얘기지만 이론적으로만 따지면 가능할 수도 있다.
스페인의 한 불임 클리닉이 4일 13년 전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수정란을 한 여성에게 이식해 최근 출산에 성공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소개했다. 이 클리닉은 태어난 아기가 ‘세계 최고령 신생아’라고 내세웠다.
‘생명의 탄생’을 수정이 된 순간부터로 정의한다면, 이 클리닉의 주장처럼 아기의 나이는 이미 13세가 된다.
클리닉은 13년 전 한 불임 부부의 정자와 난자를 실험실에서 인공 수정했다. 6개의 수정란이 만들어졌으며 이 가운데 3개는 정자와 난자를 내놓은 부부를 위해 사용됐다. 이 부부는 성공적으로 아이를 낳았고 나머지 3개를 병원에 기증했다.
병원 측은 섭씨 영하 196도의 냉동고에 수정란을 보관해 두고 ‘입양’해 줄 부모를 기다렸다. 그러다 9개월 전 다른 여성에게 수정란 하나를 이식해 아기가 태어난 것. 이 아이는 13년 전에 태어난 아이와 13세나 차이나지만 사실은 ‘이란성 쌍둥이’인 셈이다.
이번 경우처럼 ‘유전적 부모’의 허락을 받아 수정란을 다른 부부에게 제공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고 의사들은 입을 모은다. 이렇게 태어난 아기를 자신들의 아이의 ‘친형제’로 여기는 부모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부인과 의사들은 수정란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가리켜 ‘배아(embryo) 딜레마’라는 신조어를 최근 만들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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