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코시 미쓰타가(35) 씨는 10월 7일 친구들과 함께 일본 효고(兵庫) 현 고베(神戶) 시 인근 로코(六甲) 산에 올랐다. 하산길에 혼자 뒤처져 가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면서 등을 다치고 말았다.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된 그가 가진 것이라곤 한국식 불고기 소스뿐. 몇 방울 맛을 보니 더 먹기가 힘들었다. 그는 이윽고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채 깊은 잠에 빠졌다.
그는 “고립된 지 이틀째 되는 날 풀이 난 곳에 누웠다. 햇살이 비치고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장면이다”라고 말했다.
10월 31일 구조대에 구출됐을 때 그의 체온은 22도였다.
담당 의사는 “아주 초기 단계에서 저체온 상태에 빠져들었는데, 동물들의 겨울잠과 비슷했다”며 “덕분에 뇌 기능이 손상되지 않고 100% 회복됐다”고 전했다.
한편 인천 길병원 응급의학과 이근 교수는 우치코시 씨의 사례에 대해 “35도 이하 저체온증이 되면 심장마비로 숨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과 같은 사례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치코시 씨는 20일 효고 현 니시노미야(西宮) 시 공무원 생활로 복귀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