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연주회를 연 프랑스의 피아니스트가 시장바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시끄러운 청중 때문에 연주를 계속하지 못하고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
4일 난징(南京)에서 발행되는 양쯔(揚子)만보에 따르면 피아니스트이자 파리국립음악학원 교수인 프랑수아즈 뷔페아르세녜비츠(54·여) 씨는 지난달 29일 난징예술학원 음악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시끄러운 청중 때문에 연주를 한때 중단했다. 뷔페아르세녜비츠 교수는 프랑스에서 리스트와 슈만 피아노 곡의 권위자로 꼽힌다.
그는 피아노 연주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객석 계단을 뛰어다니는데도 어른들이 말리기는커녕 큰 소리로 잡담하고 휴대전화 벨소리까지 여기저기서 울려대자 참지 못하고 무대 뒤로 들어가 울음을 터뜨렸다.
깜짝 놀란 행사 진행요원이 청중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몇 분 뒤 청중이 조용해지자 그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연주를 재개해 독주회를 마무리했다.
그는 “최고의 연주를 청중에게 들려주는 게 내 희망이었는데 이를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잠시 연주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뷔페아르세녜비츠 교수가 피아노 연주 도중 청중 때문에 연주를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주변 인사는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200여 회의 연주회를 소화한 그가 이런 식으로 도중에 연주를 중단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예술을 감상할 줄 모르는 중국인의 고질병이 또다시 도졌다”며 자탄하는 모습이다. 신문들은 ‘중국 청중의 비(非)문명적인 행동, 프랑스 피아니스트를 울리다’라는 제목으로 자국민의 문화 수준을 신랄히 비판했다.
중국 언론은 특히 “입장권 가격이 280위안(약 3만3880원)으로 일반인은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음악회인 데다 청중의 상당수가 대학교수나 학생이었는데도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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