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납치 등 흉악 범죄를 저질러 수감 중인 이탈리아 마피아 두목들이 ‘공부 삼매경’에 빠졌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1994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주세페와 필리포 그라비아노 형제는 최근 수학과 경제학 학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이들은 마피아에게 적대적인 판사 2명과 성직자 1명을 살해하고 미술관 2곳을 폭파해 10명을 숨지게 한 흉악범이다.
판사 2명을 살해한 죄로 1992년 체포돼 수감 중인 마피아 두목 피에트로 아글리에리는 신학을 공부했다. 납치와 갈취죄로 투옥된 안토니오 리브리는 사회학을, 언론인을 살해한 죄로 수감된 주세페 굴로티는 법학을 각각 공부했다.
교정당국은 감옥에서 학위 과정을 밟는 마피아 두목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학문적인 이유로만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교정당국 책임자였던 세바스티아노 아르디타 씨는 마피아 두목들이 부하 단원들을 확실히 장악하기 위해 지적 우월함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두목들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대학을 방문할 때 부하들과 접촉할 기회가 생겨 교정 시스템에 구멍이 뚫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마피아 전문가 주세페 기스톨리시 씨는 “이들이 선호하는 주제는 법률”이라며 “자신들이 법망에 걸려들게 된 이유를 찾아내거나 언젠가 석방되면 법률 지식을 이용해 검거를 피하겠다는 계산”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플로렌스대 에밀리오 산토로 교수는 마피아 단원이었다가 ‘종신형을 선고받은 죄수의 경험’이라는 논문으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은 카르멜로 무수메시 씨의 사례를 들면서 “마피아 두목들도 자기 계발을 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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