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직원 1명이 71억달러 날렸다

  • 입력 2008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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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은행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프랑스에서 주식 시가총액 2위의 소시에테 제네랄(SG) 은행그룹은 24일 선물(先物)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회사 정보시스템의 감시를 피해 교묘한 가상 거래로 선물 투자를 하다 회사 측에 49억 유로(약 71억 달러·약 6조6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혔다고 발표했다. SG 측은 이런 손실을 감안해 다음 주 55억 유로 규모의 증자를 할 계획이다.

이 사건이 공개된 후 열린 파리 주식시장에서 SG의 주식 거래는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SG 주식 가격은 예상보다 소폭인 4∼5% 떨어지는 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이번 손실은 1995년 영국 베어링스 은행의 파산을 불러온 닉 리슨의 사기 규모(12억 달러)를 훨씬 넘어서는 액수다. 그러나 1991년 룩셈부르크에 본부를 둔 국제신용거래은행(BCCI)의 100억 달러 손실보다는 규모가 작다.

SG 측은 “2000년 입사한 30대의 이 직원은 유럽 주가지수를 대상으로 선물 매입을 담당하면서 회사의 감시망을 피해 별도의 사업체로 가장해 자신의 권한을 넘어선 대규모 사기 주문을 내 손실을 냈다”며 “이 직원은 지난 한 해 동안 줄곧 이런 영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SG 측은 문제의 직원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래한 것이 아니라 시장을 조작하다 손해를 본 것으로 닉 리슨의 사기 사건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SG 측은 이와 관련해 다니엘 부통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이사회가 반려했다고 덧붙였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이날 SG 은행의 사기 사건은 최근 세계 주식시장의 혼란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중인 피용 총리는 “SG는 막대한 사기 사건에 직면했으며 이는 매우 심각하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기 사건에도 불구하고 SG의 지난해 실적은 아주 좋으며 이번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중대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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