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연설문 표절’ 논란에 이어 아내의 섣부른 말 때문에 설화(舌禍)를 겪고 있다.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여성 로비스트와 관계된 의혹이 제기돼 혹독한 검증의 도마에 올랐다.
▽‘배우자의 가벼운 입 때문에’=“내가 어른이 된 후 처음으로 진정 내 나라가 자랑스럽다. (남편인) 버락이 잘하고 있어서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변화에 목말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바마 후보의 아내 미셸 오바마 씨가 18일 위스콘신 주의 대중 집회에서 한 말이다. ‘처음으로 자랑스럽다’는 대목이 역시나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언론들은 일제히 그 대목을 강조해 보도했고 일부 군소 언론은 노골적으로 “마침내 미국이 자랑스러워졌단다”라며 비판했다.
인터넷에는 “하버드 로스쿨을 나와 고소득과 영예 등 엄청난 혜택을 받아 온 사람이 한 번도 이 나라가 자랑스럽지 않았다는 건 흥미롭다”는 식의 글이 무수히 올라왔다.
매케인 후보의 부인 신디 매케인 씨는 19일 지지자들에게 “정말 이 나라가 자랑스럽다”고 수차례 강조해 미셸 씨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미셸 씨는 20일 “내 인생 처음으로 사람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정치에 뛰어드는 걸 보면서 그것이 자랑스러웠다는 뜻이었다”며 “나와 남편은 기회의 나라, 미국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으며 항상 절대적으로 미국이 자랑스러웠다”고 해명했다.
▽매케인과 여성 로비스트=뉴욕타임스는 21일 ‘매케인이 도덕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건 위험한 일일 수 있다’는 취지의 기획기사를 보도했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1990년대 후반 당시 31세였던 여성 로비스트 비키 아이스먼 씨가 매케인 후보에게 노골적으로 접근했고 참모들은 두 사람이 로맨틱한 관계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당시 매케인 후보의 최고 선거전략가였던 존 위버 씨는 1999년 통신업계 로비스트인 아이스먼 씨를 만나 매케인 후보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매케인 후보와 아이스먼 씨는 로맨틱한 관계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참모들은 2000년 대선 출마를 앞둔 상황에서 여성 로비스트와 친하게 지내는 것 자체가 매케인 후보의 이미지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 것.
아이스먼 씨는 통신업체 팩슨의 로비스트였다. 상원 통상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매케인 후보는 팩슨의 TV 방영권 매입 문제와 관련해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두 통의 편지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보낸 적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