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설 100년 美 FBI도 신입 채용 20% 달해
제임스 본드의 미래는 검은 피부에 우르두어(힌두어의 하나로 파키스탄 공용어)를 사용하는 여성 ‘제인 본드’일까?
AP통신은 13일 007 영화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의 소속 부서로 백인 남성의 영역으로 인식되던 영국 해외정보부(MI6)가 여성과 소수민족 출신자 충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런 물음을 던졌다.
MI6와 같은 첩보기관뿐 아니다. 26일로 창설 100년을 맞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신입요원 훈련장인 퀀티코에도 여성과 소수민족이 각각 20%에 이를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
범죄를 소탕하는 기관이나 안보를 담당하는 기관에 여성과 소수민족이 늘어나는 이유는 테러 위협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
1908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재임 당시 34명으로 출범한 법무부 수사 부서인 FBI는 1924년 에드거 후버 국장 취임 후 현재와 같은 기틀을 갖췄다. 현재는 직원 3만847명 가운데 1만2737명이 특수요원(special agent)으로 활약 중이다.
그러나 조직범죄나 마약사범을 추적하던 FBI의 전통적 임무는 9·11테러 이후 테러를 방지하고 테러조직을 소탕하는 것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조직범죄나 마약사범 체포 기법이 테러리스트를 잡는 데 단순하게 적용될 수 없다는 우려도 있지만 FBI는 여전히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로버트 뮬러 FBI 국장은 이날 미 CBS와의 인터뷰에서 “9·11테러 이후 국민을 안전하게 지킨 FBI는 향후 100년간 테러를 예방하고 스파이를 잡아내며 각종 범죄에 잘 대처하는 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6도 테러 대응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MI6는 1년에 걸쳐 진행한 공채 과정에서 여성과 소수민족의 채용을 장려했다.
이와 함께 MI6는 중국어와 아랍어, 페르시아어 등 특수언어 구사자의 충원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2005년 통근열차 폭탄테러로 52명이 숨진 뒤 영국 정부가 해외 극렬조직과 국내 테러 용의자의 연계를 차단하기 위해 이런 대책을 내놓았다고 이 통신은 분석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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