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새끼 고래는 호주 시드니 북쪽 피트워터 만 인근에서 17일 처음 발견됐다. 정박 중인 요트를 자기 어미로 여겼는지 계속 요트 곁에 붙어서 젖을 빠는 시늉을 했다.
호주국립공원 당국은 생후 6~8주로 추정되는 길이 5.5m의 이 새끼고래를 '콜린'이라고 이름 붙여준 뒤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콜린이 어미로 착각한 요트로 유인해 남극해에서 열대해역으로 이동 중인 혹등고래들 곁을 지나게 했지만, 콜린은 번번이 다시 항구로 돌아와 요트 곁에 머물렀다.
과학자들은 콜린이 다른 혹등고래들과 교신을 할 수 있지만 '양자 입양'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결론지었다.
과학자들은 인공 젖꼭지를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하루 230L의 우유를 인공 수유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앞으로 11개월 이상 우유를 먹여야 하는데다 어미 고래 모유 성분과 젖꼭지의 독특함은 인간이 재현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어에게 물린 상처가 있는 데다 호흡기능이 약해졌고, 거의 일주일째 먹이를 먹지 못해 말라가는 콜린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22일 수의사가 요트에 붙어 쉬고 있던 콜린에게 마취제를 주사했다. 그리고 해변으로 옮겨 안락사 약물을 주사했다. 인근 해변에선 안락사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국립공원 책임자 샐리 바니스 씨는 "아기 고래는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아왔다. 어려운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도 슬픈 순간이었지만, 아기 고래는 조용히 잠들었다"고 발표했다.
새끼 고래가 어미와 헤어진 경위를 놓고 여러 추정이 나오는 가운데 22일 시드니 남부 연안에서 상어들에게 뜯긴 암컷 고래의 송장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 고래의 DNA를 검사해 콜린의 어미인지 여부를 확인키로 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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