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소녀의 효심(孝心)이 식물인간 아버지를 깨우다.’
중국인들은 요즘 교통사고로 ‘의학상 식물인간’이 됐지만 어린 딸의 정성스러운 간호로 기적같이 깨어난 환자 얘기로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2005년 1월 21일 중국 허베이(河北) 성 랑팡(廊坊) 시. 당시 12세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추이퉁(崔동) 양은 건축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병원으로 달려갔다.
의식을 잃고 생사를 넘나들기를 1주일, 병원으로부터 “목숨은 건질 수 있지만 의학적 식물인간”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2개월 이상 더 입원 치료하던 추이 양 가족은 아버지를 집으로 데려왔다. 병원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 데다 3, 4일에 1만 위안(약 160만 원)씩 하는 병원비를 댈 형편이 못 됐기 때문이다.
집으로 온 추이 양은 “가족이 환자와 계속 말을 하거나 안마로 자극을 주는 등 정성을 다하면 실낱 같은 희망이지만 깨어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이 생각나 매일 아버지 머리맡에서 쉬지 않고 노래하고 말을 했다.
그러기를 70일. 아버지의 손끝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며 반응을 보였다. 그러더니 어느 날은 아버지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추이 양의 아버지는 현재 말은 못하지만 보행기에 의지해 걷는 연습을 할 정도로 회복됐고, 의식도 또렷해졌다.
이 사연이 지역 언론을 통해 전해진 후 그는 학비와 방세를 지원받은 것은 물론, 미국의 많은 화교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고 한다. ‘엄숙한’ 뉴스가 대부분인 신화통신도 3일 이례적으로 추이 양 얘기를 주요 기사로 다뤘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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