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모델 크리스티 브링클리는 2006년 남편인 유명 건축가 피터 쿡 씨가 18세의 여성 비서와 간통했다는 이유로 그와 이혼했다.
그러나 올해 여름 브링클리는 쿡 씨가 여비서 말고도 인터넷 포르노의 ‘사이버 애인’들과 바람을 피운 사실이 드러났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쿡 씨가 결혼한 뒤에도 음란사이트에 매달 3000달러를 써 가며 포르노 자료를 내려받고 자위하는 모습을 직접 촬영한 뒤 동영상을 인터넷에 게재했다고 브링클리는 폭로했다.
미국에선 최근 남편이 아내 몰래 인터넷 음란물을 즐기다 이혼당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른바 ‘포르노 간통’ 논란이 한창이라고 월간 애틀랜틱 10월호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포르노 간통’을 인터넷 정보화 시대가 낳은 부작용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성인용 잡지나 비디오테이프와 달리 사이버 음란물은 접하기 쉽고 일방적인 정보습득 차원에서 벗어나 양방향성을 띠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졌다는 설명이다.
브링클리의 경우처럼 포르노 중독이 이혼 사유가 된 사례는 할리우드 스타 등 유명인 부부 사이에서도 적지 않다.
지난해 영화배우 앤 헤이시는 어린 아들을 방치한 채 인터넷에서 포르노를 검색했다는 이유로 남편을 고소했다. 영화배우 데니스 리처즈도 2005년 찰리 신과의 이혼소송에서 그가 인터넷에 성기 사진을 게재하고 각종 음란사이트에 탐닉했다는 점을 문제로 삼았다.
그러나 배우자 몰래 포르노를 보는 행위가 간통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찬반 논란이 분분하다.
찬성론자들은 포르노를 통한 은밀한 성생활이 배우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2004년 한 설문조사에선 인터넷 음란물을 자주 즐기는 기혼 남성이 간통을 저지를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잡지는 소개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남성의 신체적 특성상 포르노를 즐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는 간통이 아닌 가상적 성생활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또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성범죄가 현저히 감소했다는 2006년 미국 클렘슨대의 조사 결과 등에 주목한다. 포르노 범람이 성생활의 대리만족 효과를 내면서 오히려 배우자의 간통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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