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평화를 집어삼켰다.”
악명 높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을 피하는 데 성공한 ‘동요 동영상’이 중국 대륙을 달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 전했다.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는 이 동영상은 중국어 욕설을 발음이 같은 다른 단어로 바꿔 부른 동요다. 중국 당국이 단어 및 구문 검색으로 인터넷 검열을 하는 것을 조롱한 것.
노래 내용은 이렇다. “‘마러라는 사막(馬勒戈壁·마러거비)’에 상상의 동물 ‘차오니마(草泥馬)’가 살고 있다. 활달하고 총명하며 끈질긴 동물이다. 그들은 무리를 지어 사막에서 생활하면서 갖가지 어려운 환경을 극복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민물 게(河蟹·허셰)’가 나타나 풀을 뜯어먹기 시작한 것. 차오니마가 이를 물리쳤다.”
동요 같지만 알고 보면 통렬하다. ‘차오니마’는 같은 발음의 심한 욕설(操니마)을 차용한 것. ‘마러거비(마了R비)’ 역시 욕설이다. ‘허셰(和諧)’는 조화, 화해 등을 의미한다.
중국 당국이 ‘조화사회’를 들먹이며 인터넷 검열을 강화한 것을 풍자한 것이다. 중국은 올해 초 민주주의를 요구한 ‘08 헌장’ 사태 이후 인터넷 검열을 강화해 웹사이트 1900여 개와 블로그 250여 개를 폐쇄했다.
이 동영상은 벌써 조회수 수백만 건을 기록했다. 차오니마에 관한 각종 패러디물, 차오니마 인형도 팔리고 있다. 차오니마의 사회적 중요성에 대한 논문이 나올 정도다. 누리꾼들은 ‘우리는 귀여운 동요를 부를 뿐 법을 어긴 적이 없다’며 통쾌해하고 있다.
샤오창(蕭强)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차오니마 현상은 검열에 대한 저항의 아이콘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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