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통과. 그런데 샤워거품을 전신에 바른 이 남자 사진은 어떻게 하지?"
소셜네트워킹사이트 '페이스북'의 외설검열관(porn cops) 150명이 매일 아침마다 고민하는 내용이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페이스북이 후발주자임에도 전 세계 사용자 2억 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끄는 비결로 이들 검열관들의 활약을 꼽았다.
자신의 이야기와 사진을 올려놓고, 입력한 정보에 따라 학연·지연까지 찾아주는 소셜네트워킹사이트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만큼 '부적절한' 사진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전체인력의 약 20%에 이르는 150명을 검열관으로 지정하고 나름의 규칙을 세웠다. '엉덩이 전체가 다 노출되면 삭제' '주요부위를 다 가리고 있으면 노출범위가 커도 허용' '코카인 등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은 금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루 약 43만 건의 새로 게재된 사진 중 75건 정도가 '부적합' 판정을 받는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히 외설적 사진을 골라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누리꾼들이 적절치 못하다고 신고한 내용에 대해 확인하고, 청소년 성매매 등 불법적 내용이 게재돼 있을 경우 해당 사용자에게 경고한다. 일종의 온라인 자율방범대 역할도 한다.
경쟁업체인 '마이스페이스'와는 달리 실명제를 요구해 가명을 쓰는 사용자들이 실명으로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실명제는 유명연예인들도 피해갈 수 없어 지난해 12월 인기 여배우인 린제이 로한이 경고에도 계속 가명으로 사이트를 운용하자 페이스북 측은 이용을 제한시켰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불만도 있다. 만약 '욕을 너무 많이 한다'는 누리꾼들의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누리꾼은 '멍청이' 같은 말도 페이스북에 쓸 수 없다. 또 수유하는 사진들이 삭제 당하자 누리꾼 23만 명이 '이봐요 페이스북! 수유는 음란하지 않아요'라는 그룹 이름으로 페이스북의 검열에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노지현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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