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람 나비 아자드 인도 보건가족부 장관은 11일 세계 인구의 날을 맞아 연설을 통해 "전국 모든 마을에 전기가 보급되면 주민들이 밤늦게까지 TV를 볼 것이고, 그러면 아이를 만들 기회가 없어질 것"이라며 전기 보급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민들이 TV를 열심히 시청하면 인구 증가폭이 5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며 심야에 더욱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내보내달라고 방송국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가 생각해낸 또 하나의 인구 억제 방법은 30세 이후에 결혼하는 주민에게 장려금을 지급해 결혼 연령을 높이는 것이다. 인도 농촌 지역에는 보통 16~18세의 여성이 20대 초반의 남성과 결혼하는데 정부는 이런 조혼(早婚) 풍습이 출산율을 높이는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인도 인구는 현재 11억6600여만 명으로 13억3800만여 명인 중국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올해 인도의 인구증가율은 1.55%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돼 0.66%인 중국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1가구 1자녀'라는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을 펼 수 있는 데 비해 민주주의 체제인 인도에서는 강제적인 방법으로 출산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 인도 정부의 고민이다.
더타임즈는 "인도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20년 안에 중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인구 국가가 될 것"이라며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 식량, 물 등 각종 자원이 점점 부족하게 돼 사회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TV 시청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효율적으로 인구 증가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 인구학협회 소속 아빈드 판데이 박사는 "TV가 인구 증가를 막는데 기여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국민의 교육수준을 높이고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것이 출산율을 낮추는 핵심 요건"이라고 말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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