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이번엔 ‘부르키니’ 금지 논란

부르키니 차림으로 서핑 준비를 하는 한 이슬람 여성. 카롤이란 프랑스 여성은 이와 비슷한 차림으로 수영장에 들어가려다 제지당한 뒤 문제를 제기했다. 뉴포트비치=AP 연합뉴스

“이슬람 차별”-“수영장 규정 적용했을뿐” 공방

이슬람 여성 수영복인 ‘부르키니(burkini·부르카+비키니)’ 차림으로는 수영장 출입금지?

이슬람으로 개종한 프랑스 여성이 최근 부르키니 차림으로 수영을 하려다 금지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르키니는 신체 노출을 꺼리는 이슬람 여성을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싸는 스타일로 고안된 독특한 스포츠웨어다.

13일 AFP통신에 따르면 카롤이라는 이름의 35세 여성은 부르키니를 입고 파리 동부 외곽 에머랭빌의 한 수영장에 갔다가 직원에게서 “규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입장하지 못했다. 이 여성은 “이슬람 차별”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영장 측은 “위생을 위해 수영복만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이는 프랑스 의회가 이슬람 여성의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 중인 시점에서 벌어진 것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6월 “여성들의 굴종을 상징하는 부르카는 프랑스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옷차림”이라고 발언하고, 알카에다가 이에 보복을 선언하면서 옷차림 규정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었다. 프랑스는 이슬람 인구 500만 명이 살고 있는 유럽 최대의 이슬람인 거주 국가다.

카롤 씨는 “소송을 내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패소할 경우 프랑스를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머랭빌 시장은 “부르키니는 코란에도 적혀 있지 않은 비(非)이슬람 의복인 만큼 사안 자체가 이슬람과는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