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시에 있는 300m 길이의 철제 다리는 최근까지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였다. 한달 평균 8명이 이 다리 위에서 뛰어 내렸다. 자살하겠다고 올라갔다가 설득당해 내려오는 이들은 이보다 훨씬 많았다. 자살 소동이 벌어질 때마다 이를 구경하기 위해 멈춰선 차들로 교통 체증까지 빚어졌다.
광저우 시는 '다리 위에 올라가지 마라'는 경고문을 붙여보고, 장애물도 설치해보고, 다리 양쪽 끝에 감시인을 둬보기도 했지만 자살하려는 이들을 막을 순 없었다.
그러다가 생각해 낸 방법이 버터. 사람들이 다리 위로 올라갈 수 없도록 다리 전체에 버터를 바르기로 한 것.
다소 황당해 보이는 이 방법은 즉효를 나타냈다. 다리 감시인 왕 만은 "버터를 발라 다리 난간이 미끄러워지자 아무도 올라가지 못했다. 누군가 올라가려고 해도 시간이 걸려 감시인들이 쉽게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다리 위로 올라가 구구절절한 사연을 토로하며 자살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람들 때문에 시민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버터를 바른 후 시민들의 불만까지 사라졌다"고 만족해했다.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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