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오게 돼 너무 행복해요." 소녀시절 납치돼 18년간 성폭행범에게 감금됐다 최근 극적으로 풀려났던 제이시 두가드 씨(29)가 피플지 최신호 표지에 얼굴을 공개했다. 피플 최신호는 밝게 웃는 그의 얼굴을 표지에 싣고 "악몽 같던 지난 시간의 흔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밝은 모습"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가드는 가족들과 함께 승마와 요리를 하며 지내고 있고,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을 집필할 계획도 검토 중이다. 그는 현재 어머니 테리 프로빈(50) 씨, 그리고 납치범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딸 앤젤(15·가명) 및 스탤릿(11)과 함께 살고 있다. 두가드 씨 측은 "두가드가 처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놀라울 정도로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며 "감금 생활을 끝내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외부에 알리고 그 기쁨을 나누기 위해 사진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가드 씨는 11살이던 1991년 캘리포니아 주의 집 앞에서 학교 버스를 기다리다가 괴한에게 납치됐다. 당시 양 아버지가 납치 순간을 목격하고 ¤아갔으나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18년이 흐른 올해 8월 필립 가리도(58)라는 남성이 UC버클리대 앞에서 수상한 행동을 하다 경찰에 검문, 신원조회를 당하는 과정에서 가석방 상태인 성폭행범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를 계기로 가리도 부부가 두가드 씨를 납치, 감금해 왔다는 사실이 함께 밝혀졌고, 두가드 씨는 극적으로 자유를 되찾은 것. 가리도 부부는 유괴와 상습 성폭행, 불법감금 등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됐다. 경찰 수사 결과 두가드 씨는 가리도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해 두 딸을 낳은 뒤, 가리도의 집 뒤뜰에 있는 간이 캠핑 시설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람 키보다 높은 담벽 때문에 외부인에게 노출되지 않은 이 곳에서 세 모녀는 햇볕도 제대로 쬐지 못한 채 지냈다. 아이들은 한 번도 병원이나 학교에 가지 못했다. 충격적인 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두가드 씨의 존재조차 몰랐던 이웃들의 무관심을 질타하는 비판, 그가 왜 18년간이나 도망치지 못했는지를 둘러싼 각종 심리학적 분석 등이 쏟아졌다. 두가드 씨의 이모인 티나는 "두가드와 다시 만났을 때 가족들은 손을 잡은 채 웃고 울다가 때로 멍하니 앉아 있기도 했다"며 "재회와 이후의 적응이 쉽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엄마인 프로빈 씨가 18년 만에 다시 딸의 머리를 빗겨주기 시작하자 두가드 씨는 큰 안도감을 느꼈고 뭉클한 감정 속에 극적인 교감을 나눴다고 한다. 두가드 씨와 두 딸은 감금상태에서 풀려난 이후 심리치료를 받아 왔다. 정서적으로 억압된 채 때로 이상행동을 하던 두 딸의 상태도 점차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