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살아보니]올라프 샤비로스키/축구팬들 승부에…

  • 입력 2002년 4월 16일 18시 13분


지난 20년 동안 월드컵 개최국의 주가가 개막 약 5개월 전부터 최고 15%까지 올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한국에서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그 상승 폭이 더 클지도 모르겠다.

요즘 나는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독일계 회사의 임원들로부터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지난해에는 경기가 다소 침체되는 분위기였으나, 앞으로의 전망은 아주 밝다고들 한다. 이는 월드컵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은 세계 굴지의 어느 기업이나 나라보다도 더 큰 시장과 수요자를 갖고 있다. 따라서 월드컵을 통한 경제의 파급효과는 실로 대단한 것이다. 그럼, 전 세계의 축구인구는 얼마나 될까.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돼 있는 나라가 178개국이며, FIFA 휘하 각국 축구연맹에 등록돼 있는 선수만 무려 1억5000만명에 이른다. 매년 2000만회의 공식게임이 열리고, FIFA를 대표해 130만명의 심판들이 활동하며, 410만개의 팀이 FIFA에 가입돼 있다. 그리고 월드컵에 열광하는 전 세계 축구팬들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은 월드컵 개최로 국가 및 국내 기업들에 대한 홍보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외교전략의 다변화는 물론 남북한 관계 개선에도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유형적인 성과 외에도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린다는 자부심을 통해 국민경쟁력 향상이라는 무형적인 자산도 얻게 될 것이다.

월드컵 개최라는 국제적 이벤트를 통해 한국은 총 3조4707억원의 지출하여 5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35만여명의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라는 자료는 이미 월드컵을 통한 한국의 발전 가능성을 단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에서 2년 남짓 생활하면서 나는 한국인이 승부욕이 강하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따라서 한국은 이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이번 월드컵에서 아주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믿는다.

관중도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데만 관심을 갖지 말고 경기 자체를 즐기는 차원으로 스포츠 문화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도 경기 진행이나 시설 또는 선수들의 자질과 국민들의 성원은 독일이나 영국 등 유럽의 축구 강국들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여기에 축구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즐길 줄 아는 여유있는 자세까지 갖춘다면 스포츠 강국으로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월드컵에선 경기 결과를 초월해 세계의 모든 팀들에 뜨거운 갈채를 보내 주었으면 한다.

나는 이미 6월21일의 경기를 예매했다. 한국이 8강에 올라 독일과 함께 경기를 하리라는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올라프 샤비로스키는▼

1968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독일과 미국의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세계 최대 통신판매 회사인 독일 OTTO 그룹의 전략 컨설팅 부문에서 근무한 뒤 99년 한국에 들어와 두산과 OTTO의 합작 법인인 ‘두산OTTO’의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올라프 샤비로스키 두산OTTO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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