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살아보니]세다트 아자클리/­­˝터키,터키˝ 한국인…

  • 입력 2002년 6월 25일 18시 49분


터키 국가대표축구팀이 26일 일본 사이타마 경기장에서 브라질 대표팀과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친다. 48년 만에 처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터키가 4강까지 올라가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자랑스러운 ‘투르크 전사’들은 개최국 한국과 함께 돌풍의 주인공으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더구나 브라질과는 조별 예선에서 한번 맞붙었던 팀이라 ‘운명의 리턴매치’를 벌이게 되었다.

터키가 이렇게 잘 싸울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선수들의 기량과 팀워크 때문이겠지만 우리와 형제애로 뭉쳐진 한국인들의 응원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할 것이다. 3일 브라질전, 9일 코스타리카전, 13일 중국전에서 보여주었던 한국인 관중의 터키 응원 열기는 가슴 뭉클한 것이었다. 특히 중국과의 경기에서 그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터키의 조별 예선 통과가 결정되는 이 중요한 경기에서 수천명의 한국인들은 터키 국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터키, 터키!”하고 응원했다. 이 경기를 승리로 이끈 터키는 16강에 진출하는 중요한 성과를 거둔 동시에 역사적으로 한국과 맺어온 우애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1950년 6·25전쟁에서 함께 힘을 합쳐 싸우며 시작된 우호적인 한-터키 관계가 요즘의 젊은 세대에게는 잊혀져가고 있다. 이렇게 잊혀져가고 있는 양국의 우호 관계가 월드컵으로 인해 새롭게 시작되리라 생각한다.

이 중 양국의 경제 관계가 가장 우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는 터키가, 터키에는 한국이 중요한 시장이다. 이러한 사실은 월드컵으로 인해 다시 한번 그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오늘날 터키에서 생산되는 많은 제품들이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 터키 제품들이 유럽 국가들의 상표로 바뀌어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는 경우도 많으며, 이런 실상을 잘 모르는 한국은 더 비싼 값에 터키 제품을 한국으로 사들이고 있다. 한국과 터키 관계가 발전하면 한국은 이런 제품들을 터키에서 직접 더 값싸게 살 수 있을 것이고, 한국도 터키에 보다 많은 제품들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터키 두 나라의 역사적인 우애와 교류는 월드컵으로 인해 새로이 타올라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 예술 방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

나아가 이 행사를 구경하거나 자국팀을 응원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만나고, 멋진 우정과 우애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면 월드컵이 세계 평화에 큰 기여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은 이 거대한 행사를 아주 철저하고 섬세하게 준비하고 조직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월드컵이 끝까지 잘 치러지기를 바란다.

▽세다트 아자클리는 누구?▽

1970년 터키 흑해 연안의 트라브존에서 태어나 앙카라대학을 졸업. 1999년 마르마라대학에서 지방 행정학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발륵케시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올 2월 한국에 들어와 한국외국어대 터키어과에서 강의.

세다트 아자클리 한국외국어대 터키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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