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5시간 근무제 도입의 일등 공신인 마틴 오브리 고용장관, 어렵다는 사법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엘리자베스 기구 법무장관, 차 없는 날 행사로 화제를 모은 도미니크 부아네 환경장관 등 여성 장관 3총사와 피에르 모스코비치 유럽담당장관, 장 클로드 게소 교통장관이 모두 시장출마를 고려중이다.
오브리장관과 부아네장관은 이미 출사표를 던지고 조스팽총리에게 사직의사를 밝힌 상태다. 기구장관, 모스코비치장관, 게소장관도 출마 지역을 내정해두고 있으며 일부 다른 각료들도 여름휴가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장관들의 잇단 사직 움직임은 조스팽총리 자신이 자초한 결과이기도 하다. 조스팽은 97년 집권 후 중앙정부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 겸직을 허용해온 프랑스의 오랜 전통을 무시하고 장관들의 지방단체장 겸직 금지를 주창했었다.
조스팽 정권의 인기와 파워는 조스팽총리 개인보다는 기라성 같은 각료들의 경쟁력과 협업체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오브리장관은 시위와 파업을 일삼는 노조세력을 다독이고 녹색당 대변인 출신의 부아네장관은 까다로운 환경주의자들의 요구를 중재하는 데, 공산당 출신의 게소장관은 강경좌파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프랑스 기업가들의 지지를 몰아줬던 오른팔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재무장관을 뇌물수수 혐의로 잃은 데 이어 다른 수족들마저 잃고 나면 앞으로 18개월 남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알고 있기에 조스팽총리의 잠 못이루는 여름밤은 길 수밖에 없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