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의 길⑩]「정복로」 이젠 한국기업『물결』

  • 입력 1997년 11월 6일 08시 21분


『칭기즈칸의 정복로를 따라 한국인이 몰려온다』 유라시아대륙은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 중 하나. 7백여년전 칭기즈칸이 바람처럼 휘몰아쳤던 이 대륙에 21세기에는 한국인이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인가. 구소련 붕괴후 새로 독립한 카자흐 우즈베크 키르기스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거대한 땅덩어리에는 광대한 밀밭과 초원, 그리고 지하에는 석유 천연가스와 구리 철광 우라늄 등 「원소기호에 있는 모든 자원」이 무궁무진하게 묻힌 채 개발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 땅에 대우 LG 삼성 현대 등 한국 대기업들의 간판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자동차 전자 건설 통신에서부터 구리광산 채굴 등 자원개발,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까지 한국 기업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은 드물다. 우즈베크 안디잔주에 자리잡고 있는 우즈―대우 자동차공장. 이곳 아사카시(市)는 두집중 한집 꼴로 대우직원들이 살고 있다. 공장에는 3천2백명의 우즈베크인 근로자들이 한국인 직원들의 통솔하에 티코 다마스 씨에로 등을 연간 20만대 생산하고 있다. 카자흐의 대우알렘, 이란의 케르만 자동차공장, 폴란드의 대우―FSO 등 전자 통신 자동차 등을 앞세운 한국 기업들의 서진(西進)을 보며 서구인들은 크게 경계하고 있다. 특유의 친화력과 추진력으로 현지인들과 문화와 언어의 차이를 극복해가며 무서운 속도로 진출해오는 한국인들의 모습에서 칭기즈칸의 기억을 떠올리기 때문일까. 유라시아대륙에는 또 60년전 스탈린에 의해 강제 이주당한 40여만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고 소규모 무역업을 하는 「개미군단」 사업가들도 광범위하게 진출해 있다. 카자흐의 수도 알마티에서 만난 사업가 손동진씨는 『북한이 철도를 개방하여 유라시아대륙을 연결하는 시베리아철도를 이용할 수 있게만 된다면 이 대륙은 우리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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