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한 지방법원은 언론을 집달관 삼아 채무자들을 압박, 빚을 갚도록 하는 ‘여론재판 방법’을 활용하고 있어 화제다.
언론에 채무기업들의 이름을 크게 보도, 창피당한 기업주들이 즉각 빚을 갚도록 하는 것.이른바 ‘미디어에 창피주기 캠페인’으로 불리는 이 방법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법원이 고안해냈다.
경기불황으로 은행 등에 빚을 갚지 않는 기업들과 관련한 채무소송이 폭주하자 지난해 9월부터 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법원은 먼저 경제신문인 ‘청두 비즈니스 일보’에 채무가 많은 1백19개 기업의 이름과 채무내용을 실었다.
이 명단이 보도되자 난리가 났다. 이름이 오른 기업의 대표들은 하룻밤사이에 자신이 ‘사회의 해충’으로 낙인찍힌 것을 깨닫고 곧장 법원으로 달려가 돈을 갚았다.
그후 작년말까지 넉달동안 채무기업들은 총채무액 2억6천만위안(元·약 3백90억원)의 77%인 2억위안을 갚았다.이 캠페인의 성공요인은 유교문화에 따라 무엇보다 ‘수치’를 가장 부끄럽게 여기는 중국인들의 심성을 꿰뚫었다는 점이다.
〈윤성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