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화제]중국 컴퓨터 대화방 「언론자유 해방구」

  • 입력 1998년 4월 21일 19시 24분


“6·4톈안(天安)문사태를 강경진압한 것은 정부의 잘못이다.” “댜오위(釣魚)도는 분명히 중국영토인데 정부가 일본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아주주간 최근호는 컴퓨터가 급속도로 보급되면서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컴퓨터대화방에 정부의 금기사항까지 토론되는 등 컴퓨터대화방이 중국내에 언론자유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중 가장 인기있는 토론주제는 반체제인사 웨이징성(魏京生)의 언행. 웨이가 석방돼 미국으로 간 후 중국의 인권문제 등에 관해 중국을 비판하자 이에 대한 찬반론이 수개월 동안 계속됐다. 웨이에 대한 지지비율이 20%인 반면 나머지는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했다.얼마전엔 상하이(上海)의 한 가입자가 푸장(浦江)이라는 가명으로 ‘6·4톈안문사태를 다시 평가한다’는 글을 띄우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는 글을 띄우는 ‘사건’도 있었다.

컴퓨터 대화방에서는 또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확정된 새 지도부에 대한 개인별 평가도 올라와 주목을 끌기도 했다. 심지어는 “군주제가 중국실정에 가장 부합되는 제도”라는 주장마저 나올 정도로 거침이 없다.

언론자유를 즐기는 컴퓨터대화방은 베이다(北大) 쓰통(四通)논단 등 중국내에서 운영하는 것도 있으나 화통(華通) 북미자유(北美自由) 동서남북논단 등 해외에서 운영하는 것이 더욱 화끈해 인기가 높다.

97년말 현재 중국의 인터넷 가입자는 62만명. 여기에 직장의 컴퓨터를 이용하는 사람까지 합치면 약 1백여만명이 대화방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용자들 대부분은 30세이하의 대도시 젊은이들로 매일 10만명 가량이 접속한다는 것.

중국당국은 아직 컴퓨터대화방을 저지하지는 않고 있다. 대화방을 폐쇄시킬 경우 역효과도 우려되지만 그보다는 이를 통해 젊은 지식인들의 사상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아주주간은 전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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